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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사설] 국민 돈으로 금호타이어 노조원 월급 더 이상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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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에 빠진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이 노조 반대로 무산될 위기라고 한다. 어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광주의 금호타이어 공장을 찾아가 노조 지도부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면담 후 "해외 매각에 동의할 뜻이 없다"며 "고용 불안정과 기술 '먹튀'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국내에선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겠다는 곳이 없다. 경쟁력이 없고 매력이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남는 대안은 해외 매각뿐이다. 중국 업체 한 곳이 인수에 나섰다. 그런데 노조가 해외 매각을 반대한다면 법정관리로 가는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일자리 전체가 없어진다.

금호타이어는 직원이 5000명이 넘는다. 이런 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지역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고 우리 경제에도 충격이 작지 않다. 협력업체 등은 얼마 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찾아가 "협력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법정관리만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등은 190여개이고, 그 직원과 가족이 1만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비(非)노조원 1500명도 어제 해외 매각에 찬성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도 법정관리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채권단이 지금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듯이 돈을 대 달라는 것이다. 산업은행 돈은 국민 세금이나 다름없다. 노조는 채권단 압박을 위한 파업을 예고했다.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하겠다고도 한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의 근로자들이 '국민 세금으로 우리 월급 달라'는 파업과 시위를 하겠다는 것을 보면 한국 노조의 삐뚤어진 의식은 이제 고질병이 된 것 같다.-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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