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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기상청 "항공 정보료 인상" 항공사 "독점 횡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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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기상 정보료' 인상놓고 다툼… 편당 6170원→1만1400원 방침에

업체 "서비스 개선은 안하나", 기상청 "현재 원가 7%만 회수"

기상청이 최근 국제선 항공기 착륙 편당 6170원을 받는 항공 기상 정보 사용료를 1만1400원으로 올리겠다고 항공사들에 통보했다. 한꺼번에 사용료를 약 85%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항공사들은 "사실상 항공 기상 정보를 독점 공급하는 기상청이 정보의 질적 개선 없이 사용료만 올리려 한다" "독점 사업자의 횡포"라고 반발하고 있다. 현행법상 다른 기상 정보는 국내 민간 사업자도 제공할 수 있지만 항공 기상 정보는 안전 등을 이유로 기상청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상청이 사용료를 85%나 올리려는 것은 "2005년 항공 기상 정보 사용료를 받기 시작하면서 정한 '물가상승률 이내에서 인상'이라는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항공사들은 주장한다. 사용료는 지난 2010년 970원, 2014년 350원 각각 인상됐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사용료가 착륙 편당 1만1400원으로 인상되면 국내 항공사들만 한 해 기상청에 내는 돈이 15억원에서 25억원 정도로 는다"면서 "현재 기상청이 추진하는 대로 국내선 항공기에 대해서도 항공 기상 정보 사용료를 받게 되면 항공사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에선 "비행기 운항에 꼭 필요한 기상 정보를 기상청이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윈드 시어(wind shear·돌풍) 예보나 북극 항로 온도 예보 등을 기상청이 제공해주지 못해 미국·일본의 민간 기상 업체에 연 1억5000만원을 주고 정보를 사온다"고 말했다.

반면 기상청은 항공 기상 정보를 생산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선 항공 기상 정보 사용료를 대폭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사용료로는 정보 생산 원가의 7% 정도밖에 회수하지 못하는 수준이고 이번에 사용료를 85% 올리더라도 원가의 15% 정도"라며 "국회 등에서도 항공사로부터 적정 수준의 사용료를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료 인상으로 마련된 재원은 "항공 기상 관측 장비 확충, 예보 개선 등 항공 기상 정보 서비스 개선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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