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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美경제단체들 "무역전쟁 '자충수'에 ‘왕따’될 것"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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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터지면 美일자리 최대 19만개 감소... 중국 피해는 적어

[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보호주의는 자국의 고립만을 유발할 것이고, 중국은 큰 피해가 없을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미국 상공회의소(U.S. Chamber of Commerce), 전미소매업연합회(NRF), 정보기술산업위원회(ITIC) 등 미국의 45개 주요 무역단체가 1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관세폭탄은 미국에 해롭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지 CNBC 등이 보도했다.

이 단체들은 “높은 관세가 (미국 경제에) 매우 해롭고, 다른 나라의 보복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높은 관세율은 우리를 동맹국으로부터 고립시킬 것이며, 중국이 보복할 경우 중국 내 미국 기업은 다른 나라의 기업이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적용하는 관세폭탄 등의 조치가 오히려 미국의 물가를 올리고, 일자리를 없애며,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관세 폭탄 조처에 오히려 미국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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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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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각)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출처=뉴시스 즉, 미국의 관세폭탄에 다른 나라들의 대미 수출량이 줄어 미국의 물가는 상승할 것이며, 동시에 보복관세 등으로 미국 기업들의 수출규모는 줄어 미국 내 일자리가 줄고, 증시도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의마크 잔디(Mark Zandi)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관세보복을 당할 시 경제규모는 0.12% 감소하고 최대 19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USA Today) 등은 보도했다.

미국 컨설팅기업 트레이드파트너십(Trade Partnership)도 “트럼프의 관세정책으로 3만3000개의 일자리가 생겨나겠지만, 대신 17만9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 분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트럼프가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것은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에서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무역적자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 무역적자는 전년대비 무려 8% 증가한 7962억달러(비계절조정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중국 무역적자는 전체의 47%인 3752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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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적자국인 중국을 겨냥해 압박을 했다. 미국은 지난 1월 태양광제품과 세탁기에 세이프가드를 발효했다. 세탁기에는 수입물량 연 120만대 초과 시 최대 50%의 관세가 부과되고, 태양광 제품에는 최대 30%의 관세가 부과된다. 오는 23일에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가 부과되는 이른바 ‘관세 폭탄’이 최종 발효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정작 중국의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태양광산업 내수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중국 태양광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태양광 산업 시장은 지난해 세계 태양광 시장의 절반가량인 50GW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의 태양광 시장은 8GW에 불과했다. 즉, 중국의 태양광 내수시장이 탄탄해서 미국의 관세조치는 결국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강정화 한국무역협회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세이프가드로 인해 중국 등 아시아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으나 자국시장 활성화와 유럽지역 수출 확대로 대미시장 수요 상쇄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미 철강 수출 규모가 작아 높은 관세에도 중국의 피해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철강 수입규모는 지난 1월 기준 4만1616t으로 전체의 2.1%에 불과했다. 오히려 브라질 12.3%, 한국 7.5%, 일본 6.7%로 다른 나라의 철강 수출비중이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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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세 부과가 중국에 가장 큰 고통을 안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보다는 캐나다,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의 목표는 중국이지만,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상당수는 캐나다와 브라질, 한국, 멕시코 등 동맹국에서 온다”고 밝혔다.

사정을 아는듯, 중국은 미국의 공격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앞다투어 보복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EU는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에 대해 연평균 28억유로(3조7000억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쌀, 오렌지 주스, 위스키, 오토바이 등 다양한 품목이 포함된다.

마르쿠스 호르헤(Marcos Jorge) 브라질 대외 무역 장관도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것을 배제하기 않겠다”면서 미국에 대한 보복을 시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중국을 더욱 거세게 압박할 전망이다. 미국은 컴퓨터와 전자기기에 25%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으며, IT, 가전제품 등에 최대 600억달러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정면 훼손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했으며, 일부 중국인의 비자발급 제한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의 ‘경제 책사’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미국이 무역전쟁 없이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며 “오래 전부터 계속됐던 불공정한 무역에 대한 자기방어라는 것을 동맹국이 이해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김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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