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3 (월)

성과 없이 끝난 산은 회장-금호타이어 노조 만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해외 매각에 반대하는 금호타이어[073240] 노동조합을 만났으나 성과 없이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 끝났다.

19일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조사무실에서 한 시간 반가량 비공개 면담을 했다.

면담은 양측이 각자 입장을 밝히고 듣는 형태로 진행됐다. 산업은행과 노조는 금호타이어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에는 공감했으나 해법에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중국의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로부터 자본유치가 불가피함을 강조했고, 노조는 이에 대해 해외 매각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노조원들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해외 매각을 추진하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해외 매각을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산업은행 최고위층과 금호타이어 노조간 첫 만남이지만 성과가 없이 끝난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연합뉴스

산업은행·금호타이어 노조 '대화는 나눴지만'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오른쪽)이 19일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찾아 금호타이어노동조합 노동조합 집행부와 면담을 마친 뒤 조삼수 노조 대표지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정상화를 위해 중국 업체 더블스타로부터 투자 유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채권단 입장을 전하고,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노조 의견을 청취하고자 이날 광주공장을 방문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했다. 2018.3.19 hs@yna.co.kr



산업은행이 그동안 해외자본 유치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입장만 고수하며 노조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와 만남을 추진하면서 노조의 주요 타깃인 더블스타가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여는 것을 묵인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더블스타가 국내 언론인을 자국 사업장으로 초청해 여론전을 펼친 것이 해외 매각 반대 여론에 불을 더 지폈기 때문이다.

차이융썬(柴永森) 더블스타 회장(총경리)은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금호타이어 측의 핵심 요구사항인 '3승계'(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 중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부분에 대해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이는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더블스타가 회사의 독립경영, 3승계(고용보장, 노동조합, 단체협약), 국내공장 투자 등에 대한 회사의 핵심 요구사항을 더블스타에 전달했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노조에 한 설명과 다소 다른 것이다.

더블스타가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행사이지만 더블스타의 거래 상대방인 산업은행이 예상 가능한 부작용을 고려해 일정 연기를 요청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동걸 회장이 이른바 '먹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금호타이어를 깎아내리는 듯한 발언을 한 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더블스타의 기술이 큰 차이가 없다"며 중국 더블스타 먹튀 의혹은 "기술적, 이론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노조를 만나고 난 후, 금호타이어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국내 2위, 세계 14위인 금호타이어와 세계 34위 업체인 더블스타가 비슷한 수준의 회사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여부를 떠나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나올 소지가 있다.

양측이 대화를 계속 이어가기로 한 만큼 향후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장은 이날 노조와 대화에 대해 "주말까지 집중적으로 대화하자고 했고, 노조도 그런 의사에 동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