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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마이크로LED 시장, 후끈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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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도 참전...특허 봇물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마이크로LED가 디스플레이 업계의 미래가 될 것인가? 기술 완성도와 상용화 일정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중소형과 대형 모두 OLED를 넘어 마이크로LED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19일 특허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마이크로LED 특허출원은 19건이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120건을 기록했다.

마이크로LED는 한 변의 길이가 100㎛(1만분의 1m) 이하인 LED 초미세제품으로 분류된다. 입자 크기가 작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내부에 삽입하면 OLED처럼 자체발광도 가능하며 응답속도가 빠르고 색 재현력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플렉서블 등 다양한 디자인을 구현하기도 쉽기 때문에 디자인에 맞는 디스플레이 조정도 가능하다. 웨이퍼에서 LED를 생산하는 구조로 기판에 부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디스플레이 크기에는 제한이 없다.

마이크로LED는 삼성전자 TV의 주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현재 SUHD TV에 이어 QLED TV까지 연이어 출시, 초고화질 TV 시장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으나 LG전자를 중심으로 하는 OLED TV 진영에 다소 밀리는 분위기다. 이를 만회할 수 있는 히든카드로 마이크로LED에 주목하고 있다.

LG전자는 OLED 정국에서 발 빠르게 시장 선점에 성공, 글로벌 OLED 진영을 선도했던 기억을 마이크로LED에서 재연한다는 방침이다. 권봉석 LG전자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은 3월 초 기자회견에서 “B2B 시장을 중심으로 마이크로LED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리미엄 TV 시장은 화질에서 크기로 그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4K 이상의 TV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화질의 차이가 8K와 구분하기 거의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4K UHD에서 프리미엄 TV의 기본적인 스펙이 정해진다는 뜻이다. 여기에 몰입도를 위한 음성 인프라, HDR, 커브드와 플렉서블(자유롭게 변형되는 기술)로 이어지는 디자인 심미성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에 의욕적이다. 디스플레이 강국인 대만의 기업들과 연합해 마이크로LED TV를 제작, 오는 8월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18의 삼성전자 부스 주인공도 단연 마이크로LED였다. ‘더 월’이라는 이름이 붙은 삼성전자의 마이크로LED TV는 강력한 색 재현력과 자체발광 기능으로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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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CES 2018 기간 시연하고 있는 더 월.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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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장은 CES 2018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올해 분명 마이크로LED TV를 양산을 한다는 점”이라면서 “핵심소자는 다른기업과 협업했으나 개발된 소자를 TV에 구현하는 모든 과정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면적이 좁은 마이크로LED가 더 만들기 어렵다”고 설명하며 인공지능과 디스플레이 경쟁력 시너지를 특히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호언장담에도 마이크로LED TV 상용화 일정에는 우려의 시각도 많다. 현재의 기술 수준이 진정한 마이크로LED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더 월’도 냉정히 말해 진정한 마이크로LED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가로, 세로 각각 100㎛ 이하 LED 소자를 마이크로LED로 인정하고 최대 200㎛ LED 소자를 미니 LED로 보는데, 삼성전자의 더 월은 가로 120㎛, 세로 240㎛이기 때문에 사실상 미니 LED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QLED TV가 진정한 퀀텀닷 TV가 아니라는 비판에 시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 TV 브랜드 전체의 신뢰도를 흔들 수 있는 뇌관이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의 QLED TV가 진정한 퀀텀닷 기술이 아니라 비자발광인 LCD가 가지고 있는 시야각, 응답속도, 명암대비 등의 약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LG전자의 OLED TV도 피해갈 수 없는 ‘진정한 TV의 가치’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는 현재,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TV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OLED TV를 오래 괴롭힌 상용화 단계의 비용도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마이크로LED TV는 대량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고가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LED TV를 8월에 출시해도 최대 2억원을 넘기는 가격이 될 것으로 본다. 일반 가정에서 마이크로LED TV를 구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4K UHD TV 초기 시장처럼 연구소나 기업 중심으로 영역이 확장될 전망이지만, 확장의 속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상용화 성공은 예단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마이크로LED를 둘러싼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19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본사 인근의 제조공장에서 마이크로LED를 개발하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약 300명의 엔지니어가 애플워치에 활용될 마이크로LED를 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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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3세대가 공개되고 있다. 출처=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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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OLED가 아닌 LCD 탑재를 고려하는 한편, LG전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OLED 탑재를 100% 확신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에는 고가의 OLED에 대한 부담이 있다. 이 지점에서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 등과 연계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마이크로LED를 개발하는 것은 하드웨어 수직계열화 전략의 일환이자, 부품업체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당장 마이크로LED 상용화에 나서기는 어렵지만, 이런 움직임 자체가 글로벌 디스플레이 협력업체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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