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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강원랜드 'V표시'면 서류통과, '빽'없으면 탈락… 부정청탁자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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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부정합격자 226명 조작사례 공개

면접탈락자 21명 의원실 재청탁으로 최종 합격

산업부, 강원랜드 협의해 3월말까지 퇴출

선의의 피해자 구제 착수…"현재 한자릿수"

이데일리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은 지난 2012년 11월 카지노 증설 허가를 계기로 강원랜드 하이원 교육생을 1·2차에 걸쳐 총 518명을 채용했다. 이중 ‘청탁리스트’에 의한 합격자는 무려 493명으로 95%에 달했다. 이중 226명은 합격점수에 현저히 미달됐지만 점수조작, 맞춤형 채용조건 등으로 최종 합격자로 처리됐다.

최 전 사장과 인사팀장의 지시로 서류전형 탈락자의 점수를 올리고, 낮은 인적성 평가점수를 미반영하는 식의 방법이 총동원됐다. 시험응시자 현황자료 옆에 ‘브이(V)’ 표시된 청탁명단을 전달받은 서류평가위원은 자기소개서 점수를 높게 주거나, 인사담당 직원이 직접 서류평가위원 평가시스템에 무단 접속해 점수를 변경하는 불법이 자행됐다.

2차 교육생 선발시 내외부 청탁에도 최종면접에서 탈락한 21명은 지역구 국회의원실에서 재차 청탁을 넣기도 했다. 최 전 사장은 인사팀에 탈락자 21명의 최종면접점수를 조작해 추가 합격처리하도록 지시했고 이중 17명은 현재 재직 중이다. 이들은 면접총괄표점수를 합격선인 8.0점 이상으로 일률적으로 부여받는 특혜를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강원랜드 부정합격자 퇴출 T/F회의’에서 이같은 부정채용 실태를 공개했다. 산업부는 실제 점수조작이 이뤄져 부정채용된 226명에 대해서는 3월말까지 즉각 퇴출시킬 방침이다. 선의의 피해자에 대해서는 구제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하기로 했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로 치솟았지만, 226명은 ‘무임승차’로 쉽게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업에 취업했다. 애초 서류탈락자였지만 청탁리스트에 올라 쉽게 면접을 봤고, 면접점수마저도 조직적으로 조작돼 최종 합격됐다. 강원랜드 사장·임직원, 국회의원, 지자체 공무원 등 이른바 힘있는 ‘빽’이 배경이었다. ‘빽’이 없는 ‘흙수저’ 취업준비생은 시험을 잘 보고도 이유없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국회의원의 힘은 셌다. 2013년 11월 강원랜드 워터월드 경력직 채용과정에서는 국회의원 전 비서관의 부정 채용을 위해 맞춤형 채용조건과 평가기준을 마련해 최종 합격 처리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 응시자 33명 중 국회의원 전 비서관이 점수조작으로 당당하게 1위로 합격했다.

산업부는 일단 퇴출 절차에 따라 공소장에 명시된 부정합격자를 지난달 5일자로 업무배제 조치했다. 이들은 이번 산업부 재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강원랜드 인사위원회에서 의결한 뒤 퇴출 조치를 취하게 된다.

선의의 피해자에 대한 구제조치도 이뤄진다. 정부는 원칙적으로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할 방침이다. 다만 구제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한자릿수’에 불과한 상황이다. 산술적으로 부정채용된 226명 빈자리에 226명이 추가로 구제돼야 하지만 이들 중에도 부정청탁 대상자가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탈락한 응시자들은 헌법상 평등원칙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받았다”면서 “현재로서는 아무런 청탁이 없고 합격점수를 넘겼지만 떨어진 사람을 추려보면 한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추가로 찾겠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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