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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춘곤증 서울 전셋값…4주 연속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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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신규 공급 증가 영향
강남4구도 평균 넘는 하락폭
전문가, '하락VS단기조정' 의견차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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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일시적 조정인가, 대세 하락기의 시작인가?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4주 연속 떨어졌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 투자'의 증가와 함께 서울 인근 수도권의 신규 입주 아파트가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전세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까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에 일각에선 전세시장이 대세 하락기로 전환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1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달 19일(전주 대비 0.02% 하락)을 시작으로 4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선(지난 12일 기준) 하락 폭이 0.08%까지 커졌다.

특히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 4구 모두 평균보다 하락 폭이 컸다. 지난주 강동구는 전세 가격이 전주보다 0.32%, 송파구는 0.29%, 서초구는 0.21%, 강남구는 0.15% 내렸다. 감정원은 "인접 신도시의 신규 공급과 매매 전환 수요, 노후 단지 선호도 약화 등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지난주 대비 하락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세 가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 가격이 연말까지 현재 수준의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함 센터장은 "지난해엔 재건축ㆍ재개발에 따른 이주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남 지역의 전세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며 "우선 연말께 9500가구에 달하는 송파헬리오시티가 입주를 시작하고, 서울시가 재건축 단지의 이주 시기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 오를 이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양지영 R&C연구소장은 전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봤다. 최근의 하락세는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양 소장은 "전세대란으로 2015년에 전세 가격이 10% 이상 올랐지만 2016년과 2017년엔 연간 상승률이 2%대로 둔화했다"며 "전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서울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기 때문에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2014년 5.3% 상승한 데 이어 2015년엔 10.8% 급등했다. 이후 2016년과 2017년엔 각각 2.8%, 2.3% 오르는 등 상승세가 둔화했다. 2016~2017년의 전세 가격 안정은 전세 대신 차라리 집을 사는 이른바 '매매 전환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컸는데, 이제는 집값이 너무 올라 더 이상 이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전세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의 상황만 보고 전세 가격의 방향성을 판단하기는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서울의 전세 가격 하락은 수급에 의한 조정이 아닌 정부의 각종 규제 등 외생적 변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인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적어도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는 오는 3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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