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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People] ‘복비 없는 부동산’으로 파란 일으킨 이재윤 집토스 대표 | 세입자·건물주 모두 만족…‘원룸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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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1991년생/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4학년(현)/ 2017년 집토스 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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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에게는 복비를 받지 않습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27)가 부동산 중개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임대인과 임차인 양쪽에서 중개수수료를 받던 관행, 아니, ‘상식’을 깨고 집주인에게만 복비를 받겠다고 나서면서다. 세입자들은 대환영이다. 수십만원의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아낄 수 있어 집토스부터 찾아온다. 그럼 집주인들도 방이 빨리 나가니 좋다. 문제는 공인중개사다. 수입이 반 토막 나게 되는 업계는 집토스가 시장을 교란시킨다며 난리다. 업계 반발을 떠나 궁금했다. 복비를 절반만 받고도 어떻게 생존이 가능할까. 이 대표는 큰 그림(big picture)을 그리고 있었다.

“보증금 1000만원, 월세 50만원짜리 원룸이면 중개수수료는 25만원 정도예요. 건물주 입장에서는 공실로 놀리느니 빨리 세입자를 구하는 게 이익이죠. ‘집토스에 방을 내면 잘 팔린다’고 입소문이 나면 이후부터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계속 저희만 찾을 것입니다. 이후 세무 컨설팅, 건물 매매 등 양질의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면 임대 관리 등 건물주와 전속 계약도 맺을 수 있게 되겠죠. 이때부터 진입장벽이 생길 것입니다. 전월세 중개를 시작으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부동산 기업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이 대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이 매우 왜곡돼 있다며 열변을 토했다. 명문대를 다니는 이 대표가 창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부동산 시장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고.

“부동산 중개 앱에 올라오는 매물은 공인중개사가 가진 매물의 10%도 안 됩니다. 매물을 올리는 건건이 광고비를 내야 하니 수수료가 비싼 매물, 공인중개사가 팔고 싶은 매물만 올라오죠. 정작 세입자들이 원하는 월세가 저렴한 매물은 찾아보기 어려워요. 온라인 중개만 하는 모델의 태생적 한계입니다. 집토스는 부동산을 운영하며 직접 확보한 매물을 소개하니 모든 물건을 볼 수 있고 허위매물도 없습니다. 기존 세입자가 작성한 ‘직접 살아본 후기’를 볼 수 있는 것도 집토스만의 차별화된 강점입니다.”

아파트 거래에 집중하는 기존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과 달리 집토스는 원룸 거래가 주력이다. 아파트는 거래 빈도가 낮고 집주인이 자주 바뀐다.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사의 독점을 깨기 힘들다. 반면 원룸은 1년 남짓마다 이사 수요가 있으면서도 건물주는 변함이 없다. 한 번 건물주와 관계를 맺으면 롱런할 수 있는 시장이다. 원룸 주 수요층이 중개수수료에 민감한 20~30대 젊은 층인 것도 고려했다.

“원룸 시장은 분양 물건과 전속 물건(특정 공인중개사에게만 내놓는 물량)이 20%도 안 됩니다. 나머지 80%는 발로 열심히만 뛰면 얼마든지 물건 확보가 가능하죠. 현재 서울 강남·관악·왕십리 등 3개 구에 1만4000여건의 매물이 등록돼 있습니다. 올해 안에 신촌·홍대, 건대, 수유·회기 등 원룸이 밀집된 3개 구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할 계획입니다. 서울 원룸 시장 공략이 마무리되면 대전 등 지방 광역시로도 진출할 것입니다. 원룸 건물은 아파트에 비해 매매 정보가 태부족해요. 동네 호가 수준만 공개되죠. 장기적으로는 미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zillow)처럼 원룸 건물의 시세 예측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50호 (2018.03.21~2018.03.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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