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페이스북 개인 심리정보, 트럼프 대선에 무단활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약 5000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고객의 개인 심리정보가 정치적 목적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를 지원한 데이터 회사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유권자의 심리 데이터를 불법 수집, 분석해 활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이 회사 전 직원인 크리스토퍼 와일리의 증언과 문서를 통해 이뤄졌다.

보도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미국 개별 유권자의 성향을 확인하고 행동에 영향을 미칠 방법을 개발하기 위해 페이스북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학술적 이유로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알렉산드르 코건 케임브리지대학 심리학과 교수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코건 교수를 통해 페이스북에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은 사용자에게 정보 수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기록된 개인의 취향이나 정치성향이 대선캠프를 지원하는 데이터 회사에 사용된 것이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백악관 수석 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과 공화당의 큰 손 기부자인 로버트 머서가 설립한 회사다.

이 사실을 폭로한 와일리는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 선거광고와 이미지메이킹, 결과 예측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페이스북의 개인 정보가 정치적으로 이용됐다는 의혹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구체적인 정황과 규모가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페이스북은 보도 하루 전인 지난 16일 이 회사의 계정을 중지시키고, 이 사실을 보도 전에 먼저 공개했다. 그러나 정보수집 사실을 알리지 않은 문제를 언급하거나 사과하지는 않았다.

의회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를 의회 청문회와 조사위원회에 끌어내겠다며 전면에 나섰다.

에이미 클로부처(민주·미네소타) 미 상원의원은 "이 사안은 저커버그가 상원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해명해야 한다"며 "개인정보가 정치광고나 선거조작에 악용된 게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정보위원회(ICO)는 이 업체가 같은 해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 투표에도 유권자들의 데이터를 불법으로 활용했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이에 따라 영국 의원들도 저커버그가 조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선거본부와 러시아의 연계를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측은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에 회사 내부 문건을 넘길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