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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情'은 한국ㆍ베트남어 공통어…선진 기법 도입보다 세심한 접근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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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베트남을 가다下④

[인터뷰]김강욱 PTI부회장겸 DB손보 베트남 법인장

"지분율 37% 최대주주 유지비결 정(情) 문화"

"세심한 관계구축과 접근법 없으면 백전백패"

이데일리

[하노이(베트남)=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베트남은 ‘띵깜’이 중요합니다. 외국인이 최대주주라고 해서 경영을 좌지우지하려 들면 외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1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김강욱(사진) DB손보 베트남합작법인 법인장은 “동부그룹 계열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없는 만큼 DB손보의 베트남 진출은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었다”며 베트남 ‘띵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띵깜’은 우리 말로 바꾸면 ‘정감’이다. 중국의 ‘콴시(關係·관계)’와 비슷한 개념이다. PTI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 법인장은 “한국인의 정서에도 큰 몫을 차지하는 ‘정’은 베트남에서는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국내 선진 영업 기법을 어떻게 베트남 현지에 접목할 수 있는지 세심한 접근과 관계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PTI 손해보험 지분 37.32%를 인수한 DB손보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성공적인 베트남 진출 사례를 만들어내면서 화제다.

베트남에서는 최대주주라 하더라도 베트남 기업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지 않으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없어 경영권 행사를 할 수 없다. M&A를 통한 진출전략도 녹록하지 않아 DB손보의 사례는 베트남 진출의 새로운 성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부터 극내 보험사가 베트남 시장에 진출했지만 이 중 한화생명이 2009년 베트남 진출 이후 8년 만에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이를 제외하면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부분 국내 보험사는 현지 보험사 지분인수를 통해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중순 베트남석유공사가 설립한 5위권 손보사 PJICO 지분 20%를 인수했고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도 베트남 합작사와의 관계 강화를 통한 현지시장 공략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DB손보는 외국인 교민을 위한 보험은 물론 이르면 다음달 한인의사 컨설팅이 가능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PTI는 영업설계사에 의존했던 판매채널을 인터넷보험과 방카슈랑스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법인장은 “롯데센터, 롯데마트 13곳 화재재산보험을 인수하면서 PTI의 성과도 지난해 말 기준 4위권에서 3위권으로 한 계단 올라섰다”며 “한국기업으로 인수된 이후 한국기업과의 비즈니스 기회 확장 등을 통해 새로운 상품 기획, 신규 비즈니스 진출까지도 엿보는 단계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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