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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TF확대경] 전경련 '유명무실'에 수장 허창수 고민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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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달 말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 순방 일정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에서 '전경련 패싱'이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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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순방 '패싱' 전경련 사라진 '옛 명성'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아 옛날이여~'

한때 재계 '맏형'이자 제1경제단체장으로 군림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위상이 말 그대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박근혜 전(前)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존재감을 잃은 지 오래다. 최근에는 전경련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외 순방일정에서조차 참여하지 못해 단체 수장인 허창수 회장의 고심도 덩달아 깊어지는 모양새다.

16일 청와대와 재계에 따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문 대통령의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 일정에 동행할 경제사절단 명단이 이르면 다음 주 초까지 확정된다. 기업별 총수 또는 최고경영자(CEO) 명단은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와 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전경련을 제외한 국내 주요 경제단체장은 모두 이번 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이 문 대통령 국외 순방일정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월 미국 방문에 이어 같은 해 11월과 12월 인도네시아, 중국 방문 때에도 전경련은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청와대에서 사실상 전경련을 순방일정에서 아예 제외한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전경련 패싱'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번 베트남·UAE 순방일정에서 전경련이 빠진 것과 관련해 청와대 측에서는 이날 "전경련 측에서 (순방 참여)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패싱설(說)을 부인했지만, 전경련의 좁아진 입지는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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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해 6월 미국 방문에 이어 같은 해 11월과 12월 인도네시아, 중국 방문 때에도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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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장고 끝에 단체장 연임을 받아들인 허 회장 역시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허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연계된 주요 재계 일정을 꾸준히 소화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해 6월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여하고 같은 해 7월 청와대에서 이뤄진 문 대통령과 기업인 '호프 회동'에도 참석했다. 최근 막을 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때에도 그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 황창규 KT 회장과 함께 초청자 명단에 이름을 오린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일정 모두가 '전경련 회장'이 아닌 'GS그룹 회장'으로서 참여했다는 데 있다.

허 회장이 전경련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1년 넘게 추진해 온 노력도 제자리걸음이다. 전경련은 지난 2016년 극우 보수단체의 자금 지원 의혹이 불거진 것을 시발점으로 '비선 실세' 최 씨에 대한 대기업 자금 지원 통로 역할을 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주요 대기업들마저 회원사에서 잇달아 탈퇴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3월 단체 인력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회장단 회의를 폐지하는 강수를 둔 전경련은 단체명까지 '한국기업연합회'로 바꾸겠다며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야심 차게 내놓은 쇄신안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는 최근 박용만 회장이 연임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손경식 회장을 추대해 경제계 목소리를 대변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전경련 상황은 다르다. 허 회장이 지난해 (전경련 회장) 연임을 결정했을 당시 '책임 경영'을 실천한다는 평가도 나왔지만 연임 확정 이후 1년 가까이 전경련이 보여준 성과는 미비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의든 타이든 대통령의 국외 순방과 같은 주요 일정에서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허 회장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전경련이 과거 명성을 되찾기란 쉽지 않은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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