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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슬로바키아도 40대 총리 탄생…미혼에 SNS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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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없고 젊은 정치인 앞세워 '언론인 피살' 정국 돌파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정경 유착을 취재하던 언론인의 피살로 어수선한 정국이 이어지던 슬로바키아가 젊은 총리를 앞세워 민심 수습에 나섰다.

안드레이 키스카 슬로바키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한 로베르토 피코 총리의 후임으로 페테르 펠레그리니 부총리(42)를 지명했다.

피코 전 총리는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Smer-SD)에서 후임 총리를 맡는 조건으로 정치권의 사퇴 요구를 수용했다.

연립정부 파트너인 신헝가리계연합당(MOST-HID:'다리'라는 의미)과 슬로바키아국민당(SNS), 키스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펠레그리니 부총리는 총리로 지명됐다.

슬로바키아는 유럽에서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31)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41) 프랑스 대통령(41), 벨기에 샤를 미셸(42) 총리, 위리 라타스(40) 에스토니아 총리 등에 이어 40대 초반의 젊은 정치 지도자를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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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의 신임 총리로 내정된 페테르 펠레그리니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안드레이 키스카 대통령과 면담 후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FP통신은 펠레그리니 총리 후보자가 미혼이며 소셜미디어(SNS)에 능통하고, 개방적인 성향 때문에 정적이 거의 없다고 전했다. 한 여성 잡지는 그를 슬로바키아에서 가장 매력 있는 정치인으로 꼽기도 했다.

자동차 수리공 아버지와 교사였던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금융을 전공했고 경제학자로 일하다 2006년 29세의 나이에 의원으로 선출됐다.

러시아어, 독일어, 영어를 구사할 수 있고 최근에는 비행기 조종사 면허를 따려고 준비 중이다.

협상에도 탁월해 2016년 부총리로 있을 때 경쟁 상대였던 폴란드를 제치고 재규어 랜드로버가 14억 유로 (1조8천억원)를 투자해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짓기로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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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의 신임 총리로 내정된 페테르 펠레그리니 부총리가 15일(현지시간) 안드레이 키스카 대통령과 면담 후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키스카 대통령은 그에게 새 정부 구성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AFP=연합뉴스]



반면 총리로서 언론인 피살 사건으로 들끓는 민심을 수습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평가도 있다. 전면에 나서지 않는 '2인자'에 어울린다는 혹평도 없지 않다.

정치평론가인 파볼 바보스는 AFP통신에 "피코 총리보다 온건하면서도 진보적으로 보이려고 행동하지만 정작 진짜 행동이 필요한 상황이 오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슬로바키아에서는 지난달 25일 이탈리아 마피아와 정치권의 공생 관계를 취재해왔던 잔 쿠치악이 집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1989년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정부 시위가 이어져 왔다.

이 사건으로 내무 장관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나 야당이 총리 불신임 투표안을 제출하자 피코 전 총리도 결국 자리에서 내려왔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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