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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러 "우리도 英외교관 추방할 것" 맞불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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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중 스파이 암살 시도 의혹을 둘러싼 영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고 있다. 영국이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하자 러시아는 자국 주재 영국 외교관 추방을 경고하며 맞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자국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하면서 '러시아도 영국 외교관들을 추방할 것인가'란 질문에 "반드시"라고 답하면서 시기에 대해선 "곧"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러시아가 (외부) 지시나 최후통보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 동등한 파트너로 복귀하는 것이 서방의 신경질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가 지난 4일 영국 솔즈베리에서 러시아 군 정보기관 출신 장교였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의식 불명 상태로 발견된 것과 관련해 러시아의 개입이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아울러 영국의 자국 외교관 추방이라는 강도 높은 조치에 앙갚음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외무부도 전날 성명을 통해 "영국이 내놓은 러시아 제재 조치는 유례없는 심한 도발로 간주한다"며 대응 조치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이날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 외교관 추방 등 강도 높은 대러시아 제재를 발표한 직후다. 외무부는 이어 "영국 정부가 러시아와의 대결이라는 선택을 했다"며 "투명하지 않은 수사 방법에 의존하면서 근거 없는 반러시아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미국도 러시아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그들은 뉴욕에서도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책임을 거론했다. 러시아와 영국 간 갈등이 '서방 대 러시아'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헤릴리 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에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안보리의 신뢰도는 남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13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영국을 지지하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이 가운데 뉴질랜드에서도 전직 러시아 스파이가 독극물 공격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옛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이었던 보리스 카르피치코프는 14일 영국 방송에 출연해 2006년 오클랜드 도심에서 백색 가루 공격을 받고 몸에 큰 이상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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