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민주당 “범죄 기네스북” 한국당 “부메랑 될 것” 청와대는 침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청와대, 검찰 관여로 비칠까 조심

추미애 “전 재산 환원해 변호 차질?

MB 측 항변 전두환 29만원 연상”

김성태 “한풀이 정치 반복 말아야”

바른미래 유승민·김동철은 온도 차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14일 검찰 출두에 대해 청와대는 ‘함구 모드’를 유지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와 관련한 물음에 “청와대는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도 “아침 회의에서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한다는 보고만 있었다”며 “이와 관련한 청와대 의견은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MB까지 보수 정부 두 전직 대통령이 수사를 받게 된 상황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다. 청와대 한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검찰에 수사 지휘를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여야 반응은 뚜렷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엄정한 수사와 무거운 처벌”을 요구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용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20개에 달하는 권력형 비리는 범죄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라며 “이 전 대통령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 변호인단 구성에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는 항변을 들으니 전두환씨가 수중에 돈 29만원뿐이라고 한 말이 연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한 수사를 해 달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 전 대통령은 사죄의 모습을 보이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에선 율사 출신 의원을 중심으로 구속 불가피론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 출신 박주민·이재정 의원은 각각 라디오 인터뷰에서 “재소환 가능성도 있다.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언행을 한다면 (구속) 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 “다스 실소유자가 이 전 대통령이란 상당한 증거가 확보됐다는데 이 정도는 구속 사안”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정치 보복에 방점을 찍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복수의 일념으로 전전(前前) 대통령의 오래된 개인 비리 혐의를 집요하게 들춰내 꼭 포토라인에 세워야만 했을까. MB처럼 (이 정권에도)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무작정 MB를 편들기보다 일정 정도 거리를 두려는 모습도 보였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 보복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으로부터 잉태된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 한풀이 정치가 반복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라며 “검찰의 면박 주기 수사가 노 전 대통령 죽음의 중요한 이유였고 그것이 정치 보복이라면 9년이 흐른 지금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에선 미묘한 온도 차가 드러났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의 큰 불행이고 이렇게 된 상황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 관련된 문제”라며 야당 반대 속에 문 대통령이 전날 밝힌 ‘21일 개헌안 발의 추진’ 방침에 화살을 돌렸다. 이에 비해 김동철 원내대표는 “MB는 불법·비리·부패의 종결자다. 범죄행위에 상응하는 법정 최고형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한민국의 불행한 역사”라며 “하지만 죄를 지었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 이 전 대통령의 모습은 뻔뻔함 그 자체였다”며 “검찰은 중형으로 엄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김형구·강태화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모바일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카카오 플러스친구] [모바일웹]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