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는 원래 TPP라는 이름으로 2013년부터 미국 주도로 진행됐다가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의 탈퇴로 폐기될 위기를 맞았다. 다시 일본이 나서 살려낸 뒤 CP라는 이름을 더해 11개 참가국으로 완성했다. CPTPP의 경제 규모는 인구 기준 5억여 명에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세계경제의 13%, 교역량의 15%에 달한다.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31%, 미국 주도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28%이니 세 번째로 큰 다자간 FTA다. 우리 정부는 2013년 11월 TPP에 관심을 보이며 12개국과 두 차례 예비 양자협상을 각각 진행하다가 유보한 바 있다. 12개국 가운데 일본, 멕시코 외 10개국과는 양자 FTA를 체결한 상태라 큰 이득이 없는 반면 가입하면 일본과의 관세 철폐로 무역적자가 커질 것을 우려한 이유가 컸다.
하지만 당장의 경제적 득실을 넘어서는 국제정치에서의 부대 효과와 급변하는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가 CPTPP 가입을 미적거릴 이유가 없다고 본다. 우선 TPP 탈퇴를 지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 운운하며 입장을 바꿨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유무역을 기치로 양자 간 FTA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지역을 가리지 말고 다자간 자유무역체제 가입에 앞장서는 것이 맞는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의 수입 철강 관세폭탄 부과로 본격화한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외톨이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다자간 경제블록에 빠지지 않고 발을 디디고 있는 게 유리하다. 다자간 무역체제 가입을 저울질만 하다가 그동안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앞서 열심히 구축해놓은 양자 간 FTA 선점 효과를 놓쳐서는 안된다. CPTPP 참여를 다자 통상 관계의 지렛대로 만들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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