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남자의 재테크] 조울증 미스터마켓, 변동성 국면에서 투자 기회 찾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오인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스포츠서울] 겁이 많으면 남자답다는 소리를 듣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남녀 불문하고 대다수 투자자는 시장이 급락하면 두려움에 휩싸인다. 가치투자의 대가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식시장을 조울증이 있는 미스터 마켓(Mr. Market·변덕스런 장세를 가상의 존재로 표현한 개념)에 비유하면서 미스터 마켓이 우울증에 빠졌을 때, 즉 기업 펀더멘탈은 큰 변화가 없는데 시장이 하락해 가격이 저렴할 때 매수해야 한다고 했다.

“공포를 사라”는 증시 격언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여 주식을 싼값에 팔 때를 매수기회로 삼으라는 뜻이다. 최근 주가 하락 폭에 비해 경제 상황은 양호하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높고 실업률은 낮다. 미국 경제도 소비개선과 투자증가를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힘입어 기업실적도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의 세제개혁으로 자본투자 증가도 예상돼 시장이 조정을 거친 뒤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변동성이 커질 때 우선 떠오르는 상품은 콜 옵션 매도 전략을 곁들인 ‘커버드 콜 펀드(콜옵션을 매도하는 전략을 병행하는 펀드)’다. 통상 가격이 급락하면 콜 옵션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보험 상품을 비유해 설명하자면, 보험료가 올라간다는 뜻이다.

보험사는 (적립식) 보험상품을 판 뒤 보험사고가 나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만, 그 대가로 매월 보험료를 받는다. 마찬가지로 커버드 콜 펀드도 콜 옵션 프리미엄을 매월 쌓는다. 그런데 시장 급락 구간에서는 프리미엄이 올라가는 특징이 있어 변동성이 커질 때 이 상품에 투자하면 시장반등 시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뿐만 아니라 높은 프리미엄도 얻을 수 있다.

지수연계 ELS 신탁도 시장 급락 시에는 쿠폰 수익률이 올라간다. 급락 이전에는 국내외 주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쿠폰이 대부분 4%대였다. 하지만 변동성이 커진 지금은 5%가 넘기도 한다. 주가 급락 시 ELS에 투자하면, 높은 쿠폰 이외에 투자위험도 작아진다.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거치면 조기상환 옵션이 있는 ELS는 조기 상환되지 않을 위험이 작아진다.

조정 국면에서는 분할매수 전략 펀드도 권유할 만하다. 요즘에는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분할 매수하는 펀드 이외에도 개별주식 분할매수 상품도 나와 있다. 평균매입단가를 낮추기 위해, 하락 시에는 더 많이 사고 상승 시에는 덜 사는 똑똑한 펀드도 있다. 실패하기 쉬운 마켓타이밍을 시도하는 대신 이 같은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자.

최근 글로벌시장 전반에 걸쳐 주가가 무차별 하락했다. 이는 실적이 좋은 종목도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때에는 펀더멘탈이 양호한 기업은 매수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차입 매도하는 롱·숏 전략 펀드가 수익을 낼 기회가 많아진다. 실적이 검증된 롱·숏 펀드도 관심을 가져보자.

종목 차별화가 나타날 때는 단지 지수 추종 패시브 펀드보다는 액티브 펀드가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액티브 펀드란 지수를 무작정 따르지 않고, 기업을 깊이 분석해 선별 투자하는 펀드다. 따라서 실적이 부진하거나 펀더멘탈이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은 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국면을, 손실 중인 리버스 상품을 일부 환매하는 기회로도 활용하자. 국내 주식시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남짓해 저렴하다. 올해 기업이익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어서 시장이 조정 뒤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손실 중인 리버스 상품을 분할 환매하는 방안도 검토하자.

피델리티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Peter Lynch)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모든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지능이 있지만 누구나 수익을 내지는 못한다. 공포에 빠졌을 때 쉽게 매도하는 습성이 있다면 주식은 피해야 한다” 즉, 감정에 휘둘리면 투자에 실패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군중심리에 쉽게 휩쓸리는 사람은 가격이 높을 때 사고 낮을 때 파는 우를 자주 범한다. 손실로 인한 고통이 이익으로 얻는 행복감보다 두 배나 크기 때문에 손실을 기피하려고 서둘러 판다. 변동성은 장기투자의 일부이고 시장 조정은 매력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서 투자 기회를 찾아보면 어떨까?
오인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