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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트럼프 옛측근 배넌 "伊서 트럼프 당선 전과 같은 분위기 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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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관차 이탈리아 방문 중…"伊총선, 전 세계 포퓰리즘 운동에 결정적"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아메리칸 퍼스트'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전략가였던 스티브 배넌이 총선에 돌입한 이탈리아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전과 동일한 분위기를 느낀다고 말하며, 극우·포퓰리즘 진영의 압승을 전망했다.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4일 발행된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하며 "이탈리아 총선은 전 세계 포퓰리즘 운동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탈리아 총선을 참관하기 위해 현재 이탈리아에 체류 중이다.

연합뉴스

이탈리아 총선을 참관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 중인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로이터=연합뉴스]



그는 "특히 오성운동, 동맹, 이탈리아형제들(FDI), 전진이탈리아(FI) 등 반체제 세력과 극우, 우파 포퓰리즘 진영이 어떤 성적을 거두는지를 보고 싶다"며 "여론조사 결과가 현실화되면 포퓰리즘 세력은 이탈리아 전체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65%의 표를 얻게 될 것이라는 점이 내게는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뒤 핵심 정책이 비슷한 오성운동, 동맹이 연정을 구성하는 방안이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모든 포퓰리즘 세력이 연대하는 것은 환상적인 일"이라며 "그것은 유럽연합(EU)을 겁먹게 하면서 EU의 심장부를 찌를 것"이라고 답했다.

오성운동과 동맹은 난민에 강경한 정책을 고수하고,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유럽연합과 유로존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백신 의무 접종 반대, 친(親)러시아 성향 등 다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총선 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배넌은 아울러 이번 총선에서 '킹 메이커'로 정계에 전면 복귀한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시장을 잘 이해하는 사업가 출신으로 전통적 정치인들과 다르고, 실용적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21세기의 위대한 정치인 중 한 명"이라며 "그는 대중의 언어로 말하는 방법을 아는 사업가가 (나라를)통치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출현을 예고했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 모두 국제 무대에서 조롱을 받고 있는 점도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자랑스러운 가톨릭 신자라고 밝힌 그는 이어 "이탈리아인들은 유럽의 난민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난민에 국경을 열 것을 촉구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난민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미국 대선 선거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 공약인 멕시코 장벽 건설, 이슬람 반대 기조 등을 밀어붙인 그는 트럼프 정부 출범의 일등공신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로 인식됐으나 지난해 8월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전격 경질됐다. 그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 포퓰리즘 운동 단체 발족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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