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레이더P] [랭킹쇼] 숨 가빴던 남북관계 두 달…삼각 외교 주요장면

댓글 6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평창올림픽 폐막으로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 일정을 마치고 북으로 돌아가면서 남북 간 주요 외교 일정도 사실상 종료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로 시작된 남북 간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는 김정은의 동생이자 특사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1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남으로 정점을 향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기폭제가 됐고 북한 응원단의 공연 단일팀 경기 등은 남북 간 관계 개선의 교두보 역할을 했다. 동시에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하는 대신 문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지난 두 달 간 숨 가쁘게 전개된 남북한 그리고 미국 간 주요 장면을 일자별로 짚어봤다.

1. 1월 1일 김정은 신년사

매일경제

세라 머리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총 감독과 박철호 북한 감독이 1월 25일 충북 진천군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빙상장 앞에서 처음으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1월 1일 신년사에서 "겨울철 올림픽 경기대회에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취를 할 용의가 있고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남북관계 개선을 "절박한 시대적 요구"로 규정하면서 남북 간 국면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김정은의 신년사가 남북대화 필요성을 암시했고 곧장 남북 접촉으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은 지난 2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의 대북전략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변화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나설 때까지 계속 최대한의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거리를 뒀다.

2. 1월 21일 현송월

매일경제

2월 8일 열린 북한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열병부대가 행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21일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점검단은 KTX를 타고 강릉으로 이동해서 공연장 후보지를 둘러봤다. 평창올림픽 행사를 준비하는 남북 간 첫 교류가 시작됐음을 알린 것이다. 현 단장 일행이 서울역에 도착하자 취재진과 경찰과 시민들이 몰리면서 일대는 혼잡을 빚기도 했다.

현 단장 일행은 강릉 황영조 체육관, 강릉 아트센터의 무대 시설을 꼼꼼히 점검했다. 내달 5·6일 이틀에 걸쳐 만경봉 92호를 타고 한국으로 온 북한 예술단은 강릉과 서울에서 공연을 펼쳤다. 북한 예술단은 현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관현악단으로 8일엔 강릉아트센터, 11일엔 서울 국립극장에서 각각 공연했다.

3. 1월 25일 남북 단일팀 가동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월 8일 오후 청와대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개최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같은 해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축구대회 이후 20여 년 만에 남북 단일팀이 결성됐다. 북한 선수들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은 총 15명으로 이들은 1월 25일 한국에 들어와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단일팀을 꾸렸다.

하지만 아이스하키 단일팀은 시작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올림픽 개막이 한 달로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단일팀을 일방적으로 꾸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기 때문이다. 악화된 여론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합동훈련을 하며 호흡을 맞췄다. 단일팀은 지난 4일 스웨덴과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올림픽에서 분전하며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북한으로 돌아가던 지난 26일에는 한국 선수들과 눈물 어린 작별을 했다.

4. 2월 8일 北 열병식 날 방한한 펜스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남북 단일팀 선수 입장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 뒤는 손 흔드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특사로 방한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전달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뒤 읽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8일 평양에선 대규모 건군절 열병식이 열리고 서울에는 미국 펜스 부통령이 도착했다. 미국 측 대표 펜스 부통령은 지난 8일 방한했고 당일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 내외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확고한 원칙과 긴밀한 한미공조가 북한을 남북대화와 평창올림픽 참가로 끌어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펜스 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동의 목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5. 2월 9일 김여정 등판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입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의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루 뒤인 9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방남이 화두였다. 김일성 일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9일 김여정이 포함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한국을 찾아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마련한 사전 리셉션과 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 자리에서 김 상임위원장과 인사하지 않고 5분 만에 자리를 떴다. 개회식에서도 김 상임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은 각각 문 대통령 내외 뒤와 옆자리에 배석 받아 가까운 위치였음에도 눈길을 마주치지 않았다. 20일 미국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측이 먼저 북미 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이 돌연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6. 2월 10일 김정은 친서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선전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여정은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했다. 9일 방남한 김여정은 평창올림픽 개회식 바로 다음 날인 10일 청와대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만났다. 오찬 자리에 김여정은 007 가방을 들고 나타나 화제를 모았다. 007 가방 안에는 김정은의 친서가 담겨 있었으며 친서는 문 대통령만 확인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김여정 특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고만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여정은 문 대통령에 "편하신 시간에 북을 방문해줄 것을 요청한다"는 초청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나가자"고 답했다.

7. 2월 23일 트럼프 장녀 이방카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해 23일 방한했다. 김여정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하고 다녀간 뒤라 이방카가 어떤 메시지를 갖고 왔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이방카 보좌관은 정치적 이슈와는 거리를 둔 채 올림픽 친선 행보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과의 저녁 자리에서도 나눈 대화 중 하나는 케이팝(K-POP)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측 인사들과 별도의 접촉은 없었다. 폐막식에서도 이방카 보좌관은 밝게 웃으며 박수를 보냈다.

8. 2월 25일 김영철 방남과 논란의 시작

25일에는 평창올림픽경기대회 폐막식에 참가를 위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방남했지만 분위기는 이전과 달랐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알려져 야당과 보수단체가 거세게 항의해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정부는 김 부위원장 방남을 위해 군사 지역 내 전진교로 우회하고 KTX를 정차시키는 등 우회 수단을 썼다. 김 부위원장은 25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화답했다. 이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오찬하면서 김 부위원장은 "미국과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9. 3월로 접어든 남·북·미 관계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도 남북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며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대화를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그들(북한)은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우리는 오직 올바른 조건 아래에서만 대화하기를 원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이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평창의 동력을 잇기 위해 조만한 남한이 대북특사를 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사로는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최문순 강원지사, 서훈 국정원장 등이 언급된다.

[김정범 기자/조선희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