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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레이더P] [랭킹쇼] 후원금을 모아라!…정당도 의원도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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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금 부족하면 휘발유 못 넣어" 읍소도
1004원엔 웃음, 18원엔 당혹


백봉신사상, 국정감사 우수의원, 국회를 빛낸 바른 언론상 등 국회의원의 활동을 알리는 상은 다양하다. 또한 언론이나 시민단체는 법안 발의 개수, 회의 참여율, 본회의 출석률 등 객관적인 지표로 의원들을 평가하기도 한다. 가장 큰 성적표는 다음 선거에서 선택받는 표다.

그리고 매년 받는 또 다른 성적표가 있다. 다름 아닌 후원금이다. 2017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모집액이 27일 공개됐다. 지난해 국회의원 후원금은 의원당 평균 모금액은 1억8000만여 원으로 한 해 전인 1억7900만여 원에 비해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1. 42명 '3억원' 한도 초과

연간 모금 한도액은 매년 다르다. 기준은 공직 선거가 있는 해냐 아니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 선거가 있는 해에는 평년 모금 한도액의 2배를 모금할 수 있다"면서 "지난 대선에 후보자를 낸 정당의 지역구 국회의원후원회는 3억원까지 모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대통령선거가 있는 지난해엔 3억원이었다. 반면 선거가 없는 해는 한도액이 1억5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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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주민 의원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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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많은 후원을 받은 의원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모금액이 3억4858만원을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모두 42명이 연간 모금 한도액인 3억원을 초과했는데 이는 전년도인 2016년에 비해 26명 줄어든 것이다. 한도액이 3억 원인 만큼 초과된 액수는 내역에 따라서 이월이나 반환, 국고 귀속된다.

2. 후원회 설치 안 한 의원도

여야를 통틀어서 지난해 최저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은 배덕광 전 자유한국당 의원으로 1440만원을 기록했다. 배 전 의원은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해 8월 4일 1심에서 징역 6월에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배 전 의원은 올해 1월 30일 국회에 사직서를 제출해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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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더치페이" 후원금 모금 캠페인 홍보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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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유로 후원금을 받지 않은 의원이 있다. 바른미래당 비례대표인 김수민 의원은 유일하게 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 후원금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원내대변인 등 주요 당직 업무를 맡으면서 올해 1월에 후원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3. 정당은 한도 10분의 1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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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민주당은 '더치페이'라는 영상을 공개했다. '더치페이'는 '더불어민주당 치얼 업(Cheer up) 페이'의 준말로 당의 후원금 모금 캠페인 홍보영상이다. 민주당 중앙당 후원회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중앙당 후원회는 불법 정치자금 논란으로 2006년 폐지됐다가 11년 만인 지난해 6월 부활했다. 지난해 중앙당 후원회의 후원금 모금액 집계 결과 정의당이 6억541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조원진 의원이 소속된 대한애국당이 5억4649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민주당은 5억1059만원으로 3위, 제1 야당인 한국당은 후원회를 설치하지 않아 모금액이 없었다. 정당 후원이 잘 알려지지 않고 개인별 후원과 맞물려 전체적으로 모금 한도액인 50억원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4. 간접 화법에서 직설 화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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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국회의원은 인사를 하며 명함을 주고받을 때 앞면이 아닌 뒷면을 내밀었다. 앞면에는 본인의 얼굴과 전화번호, 직함 등이, 뒷면에는 후원금 계좌번호가 적혀 있는데 뒷면을 내밀며 "후원금 부탁드립니다"고 말했다. 연말 후원금 모금 마감을 앞두고 후원금을 직접 모금하는 형태다. 일종의 직설 화법이다.

과거에는 '여러분이 낸 후원금은 ○○○에 쓰입니다'나 '연말정산 시 돌려받습니다' 등의 문구를 활용해 후원금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점을 간접 화법으로 강조했는데 지금은 달라졌다. '도무지 견딜 수 없어 돈 달라고 나왔습니다. 굽어 살펴주십시오' '○○○의원실 후원금 바닥 임박' '후원금이 부족하면 휘발유를 넣지 못한다' '잔액 비었다' 등이다.

특히 정치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더욱 중요해지면서 SNS를 활용한 후원금 모금 호소가 늘고 있다. 카드뉴스는 물론이고 유튜브, 팟캐스트 등 다양한 영상을 활용한다.

5. 이색 후원금은?

국회의원들에게 10만원을 후원하고 연말정산에서 후원 내역을 제출하면 그대로 돌려받는다. 소액 후원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법인 후원은 금지됐고, 개인은 2000만원 한도 아래로 한 의원에게 최대 500만원까지 후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액 후원금이 많다. 또 국회 대정부질문 등에서 질의를 잘하게 되면 후원금이 즉각 들어온다고 국회 한 보좌관은 전했다. 그런데 이색 후원금이 있다. 의원이 정당에 후원하거나 의원끼리 후원하는 경우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대한애국당에 500만원을, 이해찬 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의원 2명에게 각각 500만원씩을 후원했다.

특정 의미를 가진 금액을 후원하는 사례도 있다. 예를 들어 1004원이나 18원의 경우다. 국회 한 보좌관은 "1004원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고, 18원이 들어오면 기분이 반대"라며 "18원의 경우 기부금 영수증을 등기 우편으로 발송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데 보통 영수증 처리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직선거가 있는 해이기 때문에 평년 모금액인 1억5000만원의 2배인 3억원까지 모금이 가능하다.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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