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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김현주의 일상 톡톡] "한국GM, 회생 지원만 받고 韓에서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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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주 한국GM에 대한 산업은행의 실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GM의 정확한 경영상태를 파악한 뒤 GM 본사가 내놓을 경영정상화방안 등을 검토한 후 지원 여부와 규모를 최종 결정할 계획입니다. 방침 정부와 산은은 이번 실사를 최대한 투명하고 엄격하게 진행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국GM의 분기 실적과 손실 분석 등 재무 현황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입니다.

GM 측이 이번 실사에 필요한 경영자료 제출에 협력할 것임을 구두로 밝히긴 했지만, 실제 실사 과정에서 민감한 자료를 내놓을진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국GM이 과거 산업은행의 재무 실사나 감사를 제대로 수용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주주 간 계약서에는 감사를 강제할 수단이나 감사 미이행에 따른 제재 조항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번 실사 합의서에 'GM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최대한 충실하게 실사를 받는다'는 문구를 넣을 계획입니다. 산업은행이 요청하는 자료를 제대로 내지 않아 한국GM에 대한 정부 지원 협상이 결렬되면, 그 책임이 GM에 있다는 것을 명시하는 방안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GM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실사에 필요한 중요 자료 제출을 거부하지 못하게 하려면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한국GM 회생 지원 여부에 대해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상당한 만큼 이번 산업은행의 실사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세계일보

한국GM에 대한 산업은행의 실사가 이번주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 정부의 지원 여부를 가늠할 이번 실사를 최대한 투명하고 엄격하게 진행하기 위해 실사 합의서에 구속력이 있는 자료요청 권한을 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배리 엥글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21일과 22일 정부와 산업은행 측을 만난 자리에서 산은의 재무 실사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GM은 실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하면서 실사가 최대한 빨리 시작돼 조기에 완료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와 산은은 GM의 이런 입장 등을 감안해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는 실사 기간을 1~2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식을 적용하면 이르면 3월말, 늦어도 4월중엔 정부와 산은이 한국GM에 대한 실사 결과를 확보하게 된다. 실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이미 기초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산업은행, 한국GM 재무실적 집중 점검할 듯

정부는 실사 결과로 한국GM의 실태를 판단한 뒤 GM 본사가 내놓는 경영정상화방안 등을 면밀히 검토한 이후 지원 여부 및 지원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와 채권자, 노동조합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이라는 3대 원칙이 충족될 시 한 해 지원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산은은 이번 실사를 최대한 투명하고 엄격하게 진행하기 위해 실사 합의서 작성 때 GM이 이번 실사를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최대한 충실하게 받겠다는 내용의 문구를 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산은이 요청한 자료를 GM측이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한국GM에 대한 지원 협상이 결렬될 경우 GM에 책임이 있다는 점을 명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이는 한국GM의 2대 주주인 산은이 한국GM의 경영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요청하면, 영업비밀 등을 이유로 제출을 거부해 온 GM에 대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견제장치를 뜻한다.

산은은 이번 실사에서 한국GM의 분기 실적과 손실 분석 등 재무실적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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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최근 한국GM을 둘러싼 각종 논란, 즉 고금리 대출과 납품가격, 과도한 연구•개발(R&D) 비용 등에 대한 논란을 검증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한국GM 사태 해결을 위해 GM의 한국 공장 내 신차배정 계획과 재무실사 결과만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신차계획과 실사 결과가 나와야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며 "GM 사태 해결은 당분간 정부와 GM 양측간의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지며 소강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GM 본사, 한국GM 회생 관심은 있나?

한국GM을 정상화하기 위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야 하는지 여부를 놓고 정부 내에서도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GM 본사가 한국GM 회생을 위해 얼마나 진정성을 가졌는지에 대한 의문의 시각 때문이다.

정부 지원 여부 및 규모에 따라 한국시장 잔류를 결정하고, 지원이 끝나면 결국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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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GM은 스웨덴과 독일, 호주 등에서 공장 폐쇄와 정부 지원을 두고 수년간 옥신각신하다 결국 철수한 선례가 있다. 대량 실업이라는 단어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정부를 이용해 지원금을 타내고 결국 해당국에서 철수하는 행태가 반복됐다는 것이다.

GM이 한국시장에서 철수 의사를 보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지분 매각 제한이 해제된 직후 철수와 정부 지원이란 단어를 동시에 꺼내 든 데 대한 불신이 있다. 군산공장 폐쇄 등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 시점도 GM의 지분 매각 제한 시점 해제와 연동해 보는 시각이 많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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