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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fn이사람] LH 경력으로 행안부 입사 이샘 방재안전사무관 "토목 전공 살려 지진상황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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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너 땜에 지진 나는 거 아냐? 쟤가 지진과를 떠나야 해."

이샘 지진방재관리과 방재안전사무관(사진)이 행정안전부에 오자마자 지진이 연속으로 일어나자 우스갯소리로 동료들이 건넨 이야기다. 이 사무관은 지난 2015년 4월, 민간경력자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은 2011년 시작된 시험으로 민간 전문가를 선발해 공직의 전문성과 다양성, 개방성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기존 공채들의 보이지 않는 텃세를 경험하는 등 조직에 완전히 적응해서 융화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종종 발생해 왔다.

이 사무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연달아 지진이 발생하면서 집에도 못 가고 며칠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모습이 동료들의 마음을 열었다.

그는 2007년부터 2015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근무했다. 기획부서, 사업계획, 기술기준 등을 담당했다. 막연하게 행정고시를 봐야겠다는 꿈이 있었지만 이내 공기업에 입사해서 잊혀 갔다. LH 특성상 국토교통부 등 공무원과 접할 기회가 많았다. 이에 다시금 공무원에 대한 꿈을 재차 떠올리게 됐다. 그러던 중 민간경력자 채용제도를 알게 됐고 지원해서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로 지원, 공무원의 꿈을 이뤘다.

이 사무관은 "중앙부처 상대로 일을 많이 했다. 그 전에 고시를 준비하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기회를 놓쳤고 시도조차 못했다"며 "LH에서 같이 일하는 친구가 고시를 봤다. 다시 알아보게 되면서 LH 다니는 선배 중에도 나처럼 경력을 가지고 공무원으로 들어가는 루트가 있다는 걸 알게 돼서 도전해봤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지진대응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그는 "지진 방재관련된 교육, 홍보를 맡고 있다"며 "지진이 발생하면 대응하는 업무"라고 말했다.

그가 들어온 시기는 행안부의 격변기였다. 당시 안전행정부에서 외청으로 있던 소방방재청과 안행부가 맡고 있던 재난안전 분야가 합쳐져 국민안전처로 분리된 시점이다. 그는 "막상 합격했을 때는 굉장히 좋았는데 조직이 바뀌었기 때문에 업무스타일에 적응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큰 사건들이 많이 생겨서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이렇게까지 많은 일을 하는구나 실감했다"며 "LH의 업무강도도 물론 강하지만 차원이 다른 책임감이 드는 무게가 느껴졌다. 비상상황에 대비한 대기가 상당히 많은 부분이 적응이 안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LH에서 한 경험이 실제 업무에도 도움이 됐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토목을 전공했기 때문에 공학적 베이스로 지진상황에도 대응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 분야를 전담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모두 꺼리지만 재난 안전분야 쪽의 업무영역이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장 몸은 힘들지만 일정부분 국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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