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 1000장 접어 만든 핸드백, 원가 50센트… 가격은 15달러
AP통신은 25일(현지 시각) 콜롬비아에서 베네수엘라 고액권으로 지폐 공예품을 만들어 팔아 생계를 잇는 베네수엘라인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창고 노동자로 일하던 리처드 세고비아(24) 부부는 한 달 꼬박 일해도 2.5달러(약 2650원)밖에 벌 수 없자 지난해 12월 베네수엘라 접경 도시 콜롬비아 쿠쿠타로 이주했다. 쿠쿠타에서도 생계가 막막하던 이들은 볼리바르화가 화려하고 다양한 색을 낸다는 점에 착안, 지폐를 접어 벨트·지갑·가방을 만들어 개당 10~15달러에 팔기 시작했다. 한때 베네수엘라 최고액권이었던 100볼리바르짜리 지폐 800~1000장으로 핸드백 하나를 만들 수 있었다. 8만~10만볼리바르가 들지만, 미화로는 50센트에도 못 미쳐 '재료값' 부담은 거의 없다.
이들이 노점에서 지폐를 접는 모습이 콜롬비아 TV에 소개되면서 하루에 20개가 팔린 날도 있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고급 패션점에서 대량 주문을 하기도 했다. 세고비아 부부는 좌판 옆에 볼리바르화를 수북이 쌓아 놓는다. 그는 "훔쳐 갈 사람이 없어 안심"이라고 AP에 말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의 인플레이션율은 4300%였다. 올해는 1만3000%로 치솟을 것으로 국제통화기금은 전망한다. 지폐 가치 하락을 견디지 못한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 20일 국가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가상 화폐 '페트로'를 발행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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