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실리콘밸리, 주택·교통난에 혁신경제 선두 지위 위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7년간 일자리 29% 늘었지만 주택 수는 4% 증가 그쳐…연간 주거비 10%씩 상승"

평균 통근시간도 7년간 19%↑, "실리콘밸리 엑소더스 일어날 수도"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픽사베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실리콘밸리가 집값 급등과 교통난으로 기술 일자리 창출의 선두 주자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은 25일 '실리콘밸리 경쟁력과 혁신 프로젝트 2018' 보고서에서 "고용과 주택 성장 격차가 크고 넓어지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샌프란시스코, 산타클라라 카운티, 산 마태오 카운티를 포괄하는 실리콘밸리 지역의 일자리는 29% 증가했지만, 지역 내 총 주택 수는 약 4% 증가에 그쳤다는 것이다.

2016년 한 해만 봤을 때도 혁신 산업 분야의 일자리는 실리콘밸리가 5% 증가했고,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가 있는 시애틀이 4%, 콘텐츠와 바이오 산업이 발달한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등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이 3%, 뉴욕이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탄한 고용 증가는 주택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실리콘밸리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위험한 요소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주택 가격과 임대료를 합한 실리콘밸리 중간 주거 비용은 2017년 한 해 동안만 10%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애틀은 9%, 텍사스주 오스틴 6%, 뉴욕 5%, 보스턴 4%, 남부 캘리포니아 3% 등이었다.

교통문제도 심각하다.

연합뉴스

실리콘밸리 교통 [위키피디아]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실리콘밸리의 평균 통근시간은 18.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시애틀은 14%, 캘리포니아 남부는 8.2%, 보스턴 7.7%, 뉴욕은 6.3% 증가했다.

보고서는 "실리콘밸리 사람들의 평균 통근시간은 하루 72분"이라며 "이는 뉴욕시 근로자들의 평균 통근시간 74분과 비교해 불과 2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지금의 증가율로 본다면 곧 이를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구 통계국(US Census Bureau)에 따르면 2016년에 실리콘밸리 거주자 2천548명이 캘리포니아의 다른 지역이나 다른 주로 이주했고, 새로 유입된 인구는 2천506명으로 나타났다. 순감소가 42명인 것이다.

실리콘밸리 리더십 그룹의 칼 가디노 회장은 "실리콘밸리는 좋은 대학과 벤처캐피탈 투자의 용이성, 훌륭한 재능을 가진 인재풀과 혁신 기업가 정신 등이 결합해 다른 경쟁지역보다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지금의 월계관에 안주해 성공이 지속할 것으로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금의 주택·교통난이 지속한다면, 언젠가는 실리콘밸리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kn020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