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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국GM, 생존 위한 5000억 절감 추진…열쇠는 노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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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제시안과 희망퇴직 등으로 3000억 절감 추진...군산공장 폐쇄 이후 준비 필요]

정부와 GM(제너럴모터스)이 큰 틀에서 실사 후 투자 협의에 합의하면서 한국GM의 자구안으로 시선이 쏠린다. 한국GM은 스스로 5000억원 이상을 절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업계는 신차배정을 위해 노사가 자구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연 50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방안을 준비 중이다. 주로 인건비 절감으로 매출원가를 줄여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방법이다. 2016년 기준 한국GM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에 포함된 급여(퇴직급여 포함)는 1조5686억원이다.

머니투데이

◇군산공장 폐쇄로 2000억원...나머지 3000억원은?=
업계에서는 한국GM의 기본적인 손실 구조가 높은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에서 나오는 만큼 인건비 절감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GM은 신차배정을 위해서는 한국GM의 높은 인건비 구조가 먼저 개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군산공장이 폐쇄되면 연간 약 2000억원의 비용이 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한국GM 근로자 평균 임금은 8700만원으로 군산공장에는 2000여명이 근무 중이다.

나머지 3000억원의 비용 절감은 회사 측이 마련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안’에 담겨 있다. 회사는 임금동결 및 성과급 지급 불가, 사무직 승진 미실시 등을 노조 측에 제안할 계획이다. 제시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경우 연 3100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오는 3월 2일까지 진행하는 희망퇴직도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이다. 한국GM은 희망퇴직자들에게 연차에 따라 퇴직위로금으로 연봉의 2~3년치를 지급할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향후 3년(2018~2020)간 한국GM 정년퇴직 예상인원이 1360여명에 달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본다.

노조에서는 회사의 제시안과 희망퇴직 실시에 대해 "회사의 제시안은 오로지 회사의 바람일 뿐"이라며 "임금동결과 복지후퇴에 대한 조합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희망퇴직 숫자를 극대화하려는 회사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군산공장 폐쇄 준비 필요…과거 테슬라, GM 공장 인수= 군산공장 폐쇄를 염두에 둔 플랜B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GM은 군산공장 폐쇄를 번복할 계획이 없다고 이미 밝혔다. 최대 8억5000만달러(9200억원)에 이르는 손실도 올 2분기까지 재무제표에 반영할 예정이다.

정부도 군산 지역을 고용위기지역 및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결정하면서 폐쇄 이후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정부에서는 군산공장이 폐쇄될 경우 약 1만3000명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군산공장의 2016년 기준 매출은 약 1조원이다.

제3자에 대한 군산공장 매각에 대해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GMI) 사장은 "인수 의향자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높은 인건비 등으로 채산성이 떨어진 한국 자동차 제조시장에 진입할 인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호주식 해법’도 아직 실체가 없다. GM이 철수를 결정한 호주 엘리자베스공장을 영국 철강회사 리버티 하우스가 주축이 된 GFG 얼라이언스가 인수해 전기차 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참고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GFG가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발표한 것일뿐 진행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정확한 생산이나 고용효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오히려 2010년 GM이 버리고 떠난 미국 누미공장을 미국 테슬라가 인수(토요타와 공동운영)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한 것이 더 참고할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GM 간의 협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노사가 자구안을 만드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투자가 결정돼도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손실을 면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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