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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저가항공 수요급증에 '하늘길' 과포화…국토부, 대안찾기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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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제주항공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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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4월부터 '대구-다낭 노선' 신규 취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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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하반기 오사카 괌 홍콩 등 취항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저가항공 수요 급증 여파로 '하늘길'이 과포화되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주요 국제공항마다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인천·제주·김해공항 등 상당수 공항에서 슬롯이 부족한 상황이다.

인천국제공항 슬롯은 62회, 제주국제공항은 34회다. 시간당 항공기가 뜰 수 있는 용량이 각각 62회, 34회라는 뜻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제주 공항 슬롯은 100% 포화 상태"라면서 "시간당 35개 가량 쓰는데 그 이상으로 늘리려면 현 단계에서는 도착 비행기와 그 다음 도착하는 비행기 간격을 붙이는 것 뿐이다. 하지만 너무 붙으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외국 LCC(저가항공사)도 해외에서 슬롯이 부족해서 못 들어온다는 지적이 많다. 차별해서 그런게 아니라 슬롯 자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LCC 국제선 여객 급증…"슬롯 늘려달라"

지난해 항공여객은 1억936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LCC 국제선 여객은 사상 처음으로 2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LCC 국제선 수송여객은 전년 대비 41.9% 증가한 230만2100명으로 집계됐다.

에어서울은 국제 여객 증가율이 2016년 대비 599.4%로 가장 높았다. 티웨이항공 62.1%, 제주항공 41.2%, 에어부산 35.6%, 진에어 29.6%, 이스타항공 21.3% 등의 순이었다.

이는 대한항공(-0.6%)과 아시아나항공(-3.8%) 등 국적 대형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 수송이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 대비된다. 대형항공사들의 전체 실적은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이처럼 저가항공을 이용한 해외 여행 수요가 늘다 보니 LCC 업계에서는 정부가 하루 빨리 슬롯 부족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는 눈치다. 국내 주요 공항에서 남는 슬롯이 부족하다보니 항공편을 증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LCC 업계 한 관계자는 "더 많이 빠르게 확대하고 싶어도 슬롯이라는 한계 때문에 하지 못한다"며 "제주 공항의 경우 쓸 수 있는 슬롯이 한계가 있다. 그래서 증편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LCC 업체 또다른 관계자는 "대형항공사에 슬롯 이용권을 내놓으라고 할 수도 없다. 각사가 자기 사업을 하기 때문이다. 슬롯은 재산"이라며 "공항 건설, 활주로를 놓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슬롯 포화문제, 해결될까?

슬롯 포화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신공항 건설 등 공항수용능력 자체를 늘리는 수 밖에 없다고 국토부는 강조한다.

슬롯 자체가 모자란 상황에서 제도개선을 해도 그 효과가 제한적이란 이유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항수용능력 증대를 통해 슬롯 용량 자체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공항국 등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인천공항은 오는 2023년 제2터미널(T2)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4단계 확장사업을 완료한다. 이렇게 하면 슬롯 포화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2023년 제4 활주로 추가 건설 계획이 있다. 지금은 인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이 (연간) 7200만명이지만, 그 때는 1억명이 넘게 된다"며 "슬롯도 60개에서 최소 20개 이상 증가한다. 문제가 25% 이상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김해신공항, 제주2공항 등 신공항 건설사업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해신공항은 소음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반영해 오는 8월 기본계획을 수립·고시하고, 제주 2공항은 입지선정 타당성재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연말까지 추진한다.

그러나 신공항 건설은 사업 추진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최근 급증한 항공 수요에 따라 운항시각(슬롯)을 배정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 '슬롯의 효율적 조정안' 연내 발표

국토부는 슬롯의 효율적 사용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LCC들은 사업을 확장하려고 하는 부분이 있는 반면, 기존 업체(대형항공사)들은 가지고 있는 슬롯을 빼앗기지 않으려 한다"며 "어떤 식으로 슬롯을 배정하는게 효과적인지 검토하고 있는데, 방안은 연말까지 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국토부는 LCC 업계가 '항공 수요 급증'을 이유로 슬롯 배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에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국토부 한 간부는 "LCC 항공사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시간대를 달라고 한다"며 "인천공항은 야간이나 아침 7시 이전에는 슬롯이 있다. 그 시간대를 놔두고 달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가항공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는 기재가 늘어 수요가 늘어난 부분도 있다"며 "LCC들이 공격적으로 항공 기재를 많이 들여온다. 그래서 비행기가 뜰 노선이 필요하고, 계속 많이 띄우기를 원하는 것이다. 수요가 증가해 공급이 늘어난 건지, 공급이 늘어서 수요가 생긴 건지는 물음표"라고 말했다.

dazzl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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