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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레이더P] [랭킹쇼] 취소·재개·개편…한미연합훈련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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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0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언제 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평창동계)패럴림픽이 3월 18일 종료되는데 18일부터 4월 이전에 한미 양국 장관이 정확히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패럴림픽이 끝나고 훈련 시작 전까지는 이 기조를 유지하고,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발표 전까지 NCND(시인도 부인도 안 함) 하기로 했다"면서 "이 합의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내가 했다"고 말했다.

매년 2~3월에 열렸던 훈련을 올림픽 기간임을 감안해 연기하기로 한미 정부가 합의했지만 패럴림픽이 끝나고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합동 군사훈련은 2월 말 '키 리졸브(Key Resolve)·독수리(Foal Eagle)' 훈련부터 8월 하순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으로 이어진다. 레이더P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시작 시기를 알아보고 어떤 변화가 있었고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따져봤다.

1. 1961년 야외 기동훈련 '독수리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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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팀스피릿 한ㆍ미 연합훈련[사진=e영상역사관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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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월 10일 밤 청와대 관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청와대 제공·EPA 자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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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연습은 키리졸브와 같은 시기에 연계돼 실시되는 기동 훈련이다. 북한 특수전 부대의 후방 침투에 대비해 벌이는 한미 연합 야외 기동연습이었다. 이 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기간에 연합방위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작전계획 절차를 익히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독수리 연습은 1961년부터 매년 가을 실시해오다가 2002년부터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현 키리졸브 훈련)과 통합되면서 매년 봄에 시행되고 있다. 2009년부터는 군단급 이상 한미 양국의 대규모 병력과 장비가 동원되고 있다. 이 기간에는 주일 미군기지와 괌 기지, 미 본토에서 B-2 스텔스 폭격기 등이 한반도에 투입돼 훈련에 참여했다.

2. 1975년 을지프리덤가디언…정부·기관도 참여

매년 8월 하순에 시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한반도 유사시 한미 연합군의 작전 협력 절차를 숙지하기 위해 실시하는 연례훈련이다. 야외 기동이 없는 군사지휘소연습이다. 병력과 장비 투입을 최소화하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전쟁연습(war game) 형식으로 진행된다. 1975년부터 시작됐으며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에 대비해 2008년부터 한국군 주도로 치러지고 있다. 특히 민·관·군 합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역 장병은 물론, 군무원, 예비군도 함께 참여한다. 이뿐만 아니라 연습에는 한미군뿐만 아니라 각 시·군·구급 이상 행정기관과 주요 동원산업체 등 정부기관도 참여하며 정부와 행정기관, 공기업 등에도 같이 상황이 발령된다.

3. 키리졸브 모체 1976년 '팀 스피릿' 훈련

현재 시행 중인 키리졸브의 모체는 1976년부터 진행된 양국 합동군사훈련인 '팀 스피릿'이었다. 팀 스피릿 훈련은 1970년대부터 1993년까지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으로 실시돼 왔다. 1975년 베트남 공산화 이후 급변하는 주변 정세와 북한의 도발 위협 고조에 따라 한미 안보협력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일환으로 1976년 6월에 처음으로 실시됐다. 팀 스피릿 훈련은 1969년의 포커스 레티나 훈련과 1971년의 프리덤 볼트 훈련의 연장선상에서 실시됐는데 한미 연합 공수기동훈련은 1969년 닉슨 독트린 이후 도마 위에 오른 주한미군 철수에 대비하기 위한 일환으로 진행됐다.

4. 1992년 최초로 훈련 중단 결정

한미 연합훈련이 중지되거나 미뤄진 것은 1992년 북한이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인 '팀 스피릿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면서 중단을 결정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한미가 1991년 12월 "북한이 핵안전협정 서명과 상호 시범사찰의 수락 의사를 밝히면 1992년 봄 팀 스피릿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제안했고 북한이 외무성 성명을 통해 "사찰을 받겠다"고 수용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남북은 그해 12월 31일 제5차 남북 고위급회담을 열어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채택했고 1992년 2월 19일 공식 발효됐다. 한미 군 당국은 이듬해 봄 열릴 예정이던 팀 스피릿 훈련을 취소했다.

5. 1년 만에 재개된 韓美 군사훈련

국제원자력기구가 요구한 수준에 비해 북한 핵사찰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한미 국방부 장관은 이를 빌미로 1992년 10월 '연례 안보협의회의(SCM)'에서 "1993년 3월 팀 스피릿 훈련을 재개한다"고 전격 결정한다. 이후 북한은 이듬해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다.

남북 관계가 한순간에 얼어붙으면서 북한은 1993년 3월 팀 스피릿 훈련이 재개되자 전시 준비태세 돌입 명령을 내리고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협정 파기를 선언했다.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합의가 이루어졌고 화해 국면 속에서 한미 군사연습인 팀 스피릿 훈련은 1994년 이후 대폭 축소된 형태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대체됐다. 이 훈련은 군수 지원 위주로 진행됐다.

6. 2008년 '키리졸브'로 명칭 변경

2008년부터 RSOI의 공식 명칭이 키리졸브로 변경했다. 전시작전권 이양에 대비해 그동안 미군이 주도해오던 작전을 한국군 지원업무 위주로 전환하면서 지금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매년 2·3월 2주간 키리졸브 훈련이 실시된다. 키리졸브 훈련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를 대비한 지휘소 훈련이다. 또 한미연합사령부가 유사시 한반도에 미 증원군과 군수물자를 신속하게 파병하기 위해 훈련한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억제를 위해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면 신속한 작전을 펼치기 위한 연습이다. 훈련은 주로 비상 시나리오를 만들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전쟁연습(war game)을 실시한다. 키리졸브 훈련은 한미연합사령부가 주관하고 주한미군 사령부, 육해공군 각 구성군 사령부 요원들이 참여한다.

8. 2018년 또다시 훈련 연기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고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키리졸브 훈련이 연기됐다. 한미 양국이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미룬 것은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직후인 1992년 팀 스피릿 훈련을 중지한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송 장관은 20일 훈련이 언제 제개될지는 패럴림픽이 종료되는 다음달 18일부터 4월 이전에 한미 양국 장관이 정확히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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