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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좌파는 싫다” 트럼프 지지층 전용 이성교제 사이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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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남녀를 주선해주는 온라인 이성 교제 사이트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치 성향이 맞는 이성끼리 만남을 주선해 연애 성공 확률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극도로 분열된 미국 사회의 불행한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조선일보

트럼프 지지자 전용 사이트. /Trump.D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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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기반을 둔 프렌즈월드와이드는 이달 초 트럼프 지지자 전용 데이팅 사이트인 ‘Trump.Dating’를 개설, 지난 20일(현지 시각)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트럼프 지지층을 끌어모으려고 사이트 첫 페이지에 큼지막하게 ‘연애를 다시 위대하게(Make dating great again)’라는 광고 문구를 내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에 빗대 만든 표현이다.

트럼프 지지자 전용 사이트답게 성별을 선택할 때도 보통의 연애 사이트처럼 ‘남자’, ‘여자’ 항목을 두는 대신 ‘이성애자 남자(Straight Man)’ ‘이성애자 여자(Straight Woman)’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는 게 만들어놨다.

동성애자는 애당초 들어와 봤자 트럼프 지지층이 관심을 줄 리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여러 차례 동성애에 거부감을 내비쳐 왔다.

사이트가 운영되기 전부터 소셜미디어 등에서 거센 논란이 일었던 터라, 실제로 이 사이트를 통해 연애에 성공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다. 이미 많은 반(反)트럼프 지지층이 훼방을 놓으려고 사이트에 속속 가입하고 있는데다, 대선 개입용 러시아 채팅봇까지 이 사이트에 들어와 누가 실존 인물인지 가려내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사이트 첫 페이지 광고에 실린 남성이 과거 아동 성추행 이력을 가졌다는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미국 연구기관 퓨리서치에따르면, 평균적인 민주당원보다 보수적인 정치성향을 가진 공화당원의 비율은 1994년 64%에서 지난해 95%로 증가했다. 반대로, 평균적인 공화당원보다 진보적인 정치성향을 가진 민주당원의 비율은 1994년 70%에서 지난해 97%로 늘어났다. 미국 사회가 정치 이슈를 두고 최근 20년 새 갈수록 더 분열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이다.

[남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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