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 “북·미 대화 안방 내줘”
WP “북, 회동 2시간 전 불참 통보”
청와대 “북, 미 압박 부담 느낀 듯”
다른 정부 핵심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김여정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비밀 회동을 가질 계획이었지만 북한이 회동 2시간 전 불참을 통보해 무산됐다’는 워싱턴포스트(WP)보도가 나오자 “북·미 접촉을 위해 우리 안방(청와대)을 내주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주선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WP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펜스 부통령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얘기를 평창올림픽 개회식(9일) 2주 전쯤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전달받았고 지난 2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급 회의에서 북·미 회동을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도중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과 전화로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 전후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 이런 과정을 두고 정부 안팎에선 남·북·미 조율 과정에서 서훈 국정원장이 주도적으로 움직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불참 통보와 관련, “펜스 부통령의 방한을 전후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 등 강경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밝힌 데 대해 북한이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현 시점에선 대미 접촉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9일 천안함이 전시된 평택 서해함대사령부에서 탈북 인사들을 만났고 앞서 일본에선 새로운 대북 제재를 예고했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불법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기회로 활용하려 했다”고 말했다.
강태화 기자,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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