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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개혁 또는 우민화…사우디 "올해 '재미주는 행사' 5천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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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이달 16일 알자나드리아 문화축제를 즐기는 사우디여성[EPA=연합뉴스자료사진]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 엔터테인먼트청(GEA)는 올해 국민에게 '재미를 주는 이벤트'를 5천여개 열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GEA는 "올해 말까지 가족과 젊은이, 어린이를 위해 다양하고 수준높은 엔터테인먼트 이벤트를 5천여개 개최하겠다"면서 "경제 구조 다변화와 국내총생산(GDP) 성장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 사회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이 지배하는 탓에 감정을 외부로 되도록 표출하면 안 되는 분위기였다. 여성은 더더욱 노래, 춤과 같은 대중 예술 참여가 극히 제한됐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는 2년 전부터 국민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대중문화를 진흥하는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1980년대 초반 금지된 상업 영화관도 다음 달 다시 영업허가를 발급할 예정이다.

외국 음악가의 공연을 남녀가 섞여 관람하고, 미술 전시회, 영화제, 코스프레 행사 등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열렸다.

GEA는 지난달 사우디 18개 도시에서 루미나리에, 에어쇼, 서커스 공연 등 45개 행사를 열었고 여성의 축구 경기장 입장도 허용했다.

'재미를 주는 이벤트'는 사우디 정부가 중점을 둔 관광 산업 육성과도 이어진다.

이런 행사를 주도하는 GEA는 2016년 5월 사우디 실세 왕자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직접 설립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우디가 탈석유 시대를 맞아 세운 사회·경제 개혁 계획인 '비전 2030'의 틀 안에서 이런 변화를 추진 중이다.

'재미'를 지나치게 제한했던 사우디의 이런 변화를 두고 온건한 이슬람이 지배하는 정상국가로 향하는 개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사우디 인구(외국인 제외 2천만명)의 절반이 25세 이하인 만큼 기존의 통제는 유효기간이 만료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저유가 장기화로 복지 혜택이 축소되고 왕가 중심의 기득권층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통속적 대중문화를 통해 해소하고 인권 탄압의 현실을 가리려는 일종의 '우민화' 정책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연합뉴스

작년 11월 사우디에서 열린 음악가 야니의 공연[야니 트위터]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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