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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시리아, 끝없는 `곡성`…하루새 민간인 100여 명 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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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동구타 지역을 무차별 폭격해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00여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2016년 시리아 내전으로 어린이만 5500여 명이 사망한 '알레포의 공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동구타에서 시리아군 공습으로 지난 24시간 사이에 민간인만 최소 100여 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 최소 20명이 어린이였다. 시리아군은 이날 동구타 지역 여러 마을에 무차별 공습과 로켓포 공격을 퍼부었다. 동구타는 주민 40만명이 사는 반군 점령 지역이다. 지난 5~9일에도 정부군의 집중 포격을 받아 민간인 250여 명이 사망했다.

현장 취재진은 동구타 두마병원에 어린 환자들의 비명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한 의사는 dpa통신에 "정부군 전투기가 인적만 보여도 건물을 폭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그는 "병원이 먼지를 뒤집어쓴 환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며 "마취제도 부족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을 마젠 알샵이라고 밝힌 주민은 알자지라방송에 "1분에 포탄 20~30개가 주거 지역으로 떨어졌다. 신의 자비를 구한다"고 말했다. 동구타에서는 '알레포의 공포'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시리아군이 최근 공습을 강화하는 것이 지상군 투입 신호로 해석되고 있어서다. 알레포는 2016년 격전지로 당시 민간인만 2만4000여 명(어린이 약 5500명)이 사망했다. 압델 라흐만 시리아인권관측소 소장은 "정부가 지상 공격의 길을 닦기 위해 동구타를 대대적으로 폭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군은 2013년부터 동구타를 포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구타 주민들 상황은 점차 악화하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한 27만여 명의 주민 중 2.6%만이 보급품을 지급받았다. 잇따른 공습과 포위로 보급 차량이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파노스 뭄치스 OCHA 지역 조정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지 상황은 통제 불능"이라며 "최근 폭격이 확대되면서 이미 위태로운 동구타 주민들의 인도적 상황이 더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시리아 친정부군이 북서부 아프린으로도 군대를 이동시키는 것으로 전해져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프린은 터키가 쿠르드족을 상대로 한 달째 소탕작전을 펼치는 곳이다.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과 국영TV는 이날 "터키군의 침략 행위에 저항하는 주민을 지원하고자 민중 군대가 몇 시간 안에 아프린에 진입한다"고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 정부가 아프린에 개입하기로 쿠르드족과 합의했다면 상응하는 결과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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