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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어르신들 인생을 담았어요"…중학생들이 전기문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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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송면중 학생 30명 마을 노인 20명 인터뷰해 223쪽 책 펴내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옆집 할머니를 안 지 10년 넘었는데 지금까지 할머니의 성함도 모르고 있었다는 게 너무 죄송스러웠는데 마음의 빚을 갚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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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문 작성에 참여한 송면중 학생들[송면중학교 제공=연합뉴스]



충북 괴산 송면중학교 2학년 김해인 양은 작년 한 해 동안 옆집 할머니를 인터뷰했다. 이 학교가 행복씨앗학교 사업의 일환으로 내 준 일종의 과제였다.

'위대한 평민 프로젝트'라는 명칭의 이 과제는 소박하면서도 열심히 생활해 온 이웃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자는 차원에서 추진됐다.

같은 학년인 김진형 양도 "(제가 담당했던) 할머니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아오시면서도 그 속에서 행복을 찾으셨다"며 "그런 할머니의 삶을 보면서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나는 할머니 댁에 자주 찾아가 말동무를 해 드릴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송면중학교는 전교생 30명이 참여해 인터뷰한 마을 노인들의 인생을 담은 '소녀와 할머니의 공기놀이'를 펴냈다.

223쪽 분량의 이 책에는 이 마을 할머니·할아버지가 살아온 20명의 인생이 오롯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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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종을 누르는 것조차 주저하고 어려워했던 학생들이 할머니·할아버지들과 친숙해지며 느낀 그들의 고단하고 힘든 삶,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1학년 정윤서 양은 "할머니가 '내가 뭐 그리 대수라고 야단이냐'라고 하셨지만 인터뷰할 때마다 할머니가 정말 특별하고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학교 김상열 교장은 "삶의 터전인 송면 마을이 어르신들의 노고와 애향심 속에서 지금의 모습이 됐다는 것을 학생들이 알게 됐을 것"이라며 "더욱더 따뜻한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대하고 마을에 자긍심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면중학교는 이번에 펴낸 책 400부를 인터뷰에 응한 마을 할머니·할아버지와 학생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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