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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中印 샌드위치' 네팔, 수력발전 프로젝트 재개 '親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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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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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네팔 새 정부가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하나인 25억달러(약 2조6700억원) 규모 수력발전 댐 건설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는 전날 SCMP 계열 매체 디스 위크 인 아시아와의 취임 후 첫 인터뷰에서 "경쟁 상대의 정치적인 편견이나 압력이 프로젝트를 폐기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지 모르지만 수력발전은 우리의 주된 관심사며 무슨 일이 있어도 부디-간다키 사업을 되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네팔은 지난해 6월 중국 국유기업인 거저우바그룹과 1200MW급 부디-간다키 수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맺었다가 5개월여 뒤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당시 중국과 인도의 정치적 역학 관계에 낀 '샌드위치' 신세의 네팔에 이어 파키스탄도 디아메르-바샤 댐 건설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네팔과 파키스탄이 인도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맺은 인프라 사업을 철회했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나 지난해 연말 네팔 총선을 기점으로 친중(親中) 성향의 좌파 연립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네팔은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과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 연정에도 속도를 내는 등 친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네팔이 수력 댐 건설을 재개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만성적인 전력난 해소다. 그러나 그동안 네팔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중국과 인도 간 경쟁 관계에서 줄타기 중인 네팔이 인도보다 중국을 보다 우위에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리 총리는 "네팔의 석유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전량 수입하는 실정"이라며 "석유 의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수력발전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리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인도와의 무역 불균형을 겨냥한 것이다. 네팔은 풍부한 수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전력의 상당 부분을 인도에서 수입해 왔다. 특히 네팔의 인도에 대한 석유 제품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SCMP는 네팔의 최근 회계연도 대(對)인도 무역적자 규모는 60억달러 상당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다만 인도와의 관계를 의식한 듯 올리 총리는 "우리는 언제나 인도와 훌륭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인도 정부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몇 가지 요소가 있지만 인도의 지도자는 우리 미래에 대한 내정 간섭이 없을 뿐 아니라 서로의 주권을 존중할 것이라는 확신을 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도와의 관계를 한단계 개선하고 네팔 군인이 인도 군에 복무하는 등 양국 간 오랜 관행을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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