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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한국GM 생존 가늠할 '신차 배정'…수출용 CUV 등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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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절감 노사 합의' 전제조건 달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한국지엠(GM)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필수인 '신차 배정'의 향방도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다음달로 예정된 신차 배정에는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지적한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대한 개선안을 이달 말까지 내놓는다는 전제조건이 달렸다. 만일 이와 관련해 노사 합의가 불발된다면 신차 배정은 불투명해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에 배정될 가능성이 있는 신차로는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기 전 노조와의 경영설명회에서 "향후 생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 차종 배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CUV를 언급했다.

CUV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비슷한 형태이나 세단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돼 연비 및 승차감을 향상한 차량이다.

쉐보레 트래버스, 뷰익 인클레이브 등이 CUV에 해당하며, 단가가 높아 이윤이 많이 남는 차종으로 꼽힌다.

실제 이들 모델이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GM은 판매량 감소에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지 않았다.

GM 측은 경영설명회 당시 CUV 개발부터 양산까지 48개월가량이 걸리고, 80%가량을 북미로 수출하는 20만대 규모의 물량 배정이 예상된다고 노조에 설명했다.

연합뉴스

한국지엠(GM)
[연합뉴스 자료사진]



GM 본사가 이번에 CUV를 언급하기 전에는 차세대 소형 SUV 모델이 내년부터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생산될 가능성이 거론됐었다.

프로젝트명 '9BUX'인 이 모델은 트랙스의 후속으로 한국GM이 2015년부터 개발을 총괄해왔다. 양산 예정 시기는 2020년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김 전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초 노조와의 면담에서 회사의 미래 발전 계획을 제시하란 요구에 "9BUX 생산으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GM 본사가 배정 가능성을 내비친 CUV가 9BUX와 같은 모델인지는 불분명하다. 한국GM 관계자는 "CUV가 9BUX를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GM 본사가 별도로 개발하는 모델을 말하는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GM 창원공장의 경우 스파크 후속 모델의 국내 생산을 희망해왔다.

프로젝트명 'M2-2'로 알려진 이 경차 역시 한국GM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반적인 경차 출시 주기(4∼5년)를 고려하면 2020년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국GM이 올해 상반기 중 출시하려던 중형 SUV 에퀴녹스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미국에서 수입한다.

현재 소형 아베오·트랙스, 중형 말리부·캡티바를 생산하는 부평공장은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고, 스파크와 상용차 다마스·라보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70%의 가동률을 기록 중이다.

한국GM은 이번에 비용 절감을 위한 노조 동의를 얻고 20만대 규모의 신차를 배정받아야만 현 연산 규모(50만대)를 유지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기존에 생산해온 모델들이 이미 출시된 지 평균 3∼4년가량 지난 상태여서 후속 차종이 없을 경우 판매량이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생산 경차의 유럽 수출이 향후 중단된다는 점에서 신차 확보는 더 중요한 과제로 여겨진다. 유럽 최대 고객사인 푸조·시트로앵 그룹(PSA)은 작년 11월 우리나라에서 들여오던 스파크와 트랙스 물량을 자체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GM 본사는 대신 북미와 아시아로의 경차 수출에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유럽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경차의 인기가 높지 않아 기존 수출 물량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지만 노조와 논의를 지속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고 신차를 원활히 배정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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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
[연합뉴스TV 제공, 자료사진]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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