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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스리랑카 지방선거…'학살 의혹' 前대통령에 힘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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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정부 실망스런 국정운영에 등돌린 민심

라자팍세 세력 '조기총선' 촉구…"가능성 있어"

뉴스1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전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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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전 대통령이 이끄는 신당이 최근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서 스리랑카의 불안정한 정치 지형이 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고 18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지난 12일 340개 기초단체 의원 8350명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에서 라자팍세가 이끄는 스리랑카 인민전선(SLPP)이 의석 44.65%를 쓸어가며 놀라운 압승을 거뒀고, 라자팍세의 영향력은 한순간 급상승했다.

지선 직후 라자팍세는 SLPP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번 승리는 스리랑카 국민들이 무대책에 신물이 났고 국가의 재건을 바란다는 의미"라며 의회의 즉각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촉구했다.

다음 총선은 오는 2020년 열릴 예정이며 헌법에 따르면 조기 총선은 의회 3분의 2의 지지를 통해서만 시행될 수 있다. 이번 지선으로 연립 정부가 크게 약화된 탓에 조기 총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분석가들은 전했다.

이번 지선에서 연립정부의 한 축인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의 통합국민당(UNP)은 32.63%, 또 다른 한 축인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의 스리랑카 자유당(SLFP)은 8.94%를 얻는 데 그쳤다. 340곳의 기초단체 중 SLPP는 239개, UNP는 41개, SLFP는 10개에서 승리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反)정부 세력의 선봉으로 나선 라자팍세는 정부의 실망스러운 국정운영을 정면 겨냥했다. SLPP는 현 정부의 미적지근한 경제 성장률과 세금 인상 시도 비판하며 민심에 구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세나 정부는 지난해 거센 반대를 외면하고 중국 정부와 함반토타 항구의 운영권 99년 임대 계약을 체결해 국민들의 지지를 크게 잃었다. 이번 선거에서 연합 정부가 내분으로 반복한 사실도 라자팍세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라자팍세는 타밀족 반군과의 내전 말기에 반군과 민간인 4만여명을 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대통령이다. 지지자들에게는 25년의 내전을 끝낸 '영웅'이지만 반대파와 유엔(UN) 등 국제 사회는 그에게 전쟁범죄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2005년 당선 뒤 10년간 집권한 라자팍세는 정부 부패와 족벌주의 인사로 비판을 받았고 결국 지난 2015년 '개혁'을 내세우며 비리 청산과 국가 부흥을 약속한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의 야권 연합 세력에 패했다.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라자팍세는 그 해 8월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복귀했으며 2016년 SLPP를 창당했다.

1983년 스리랑카 내 힌두교도인 타밀족이 조직한 타밀 반군은 인구 대부분을 차지하는 싱할리족(불교도)와의 차별에 반발하며 내전을 일으켰고 25년간 지속된 내전에 약 7만여명이 사망했다. 2009년 라자팍세 전 대통령은 내전 종식을 선언했다.
se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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