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사업가’ 트럼프 주니어와의 만찬…트럼프 일가가 인도로 간 까닭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인도 트럼프타워 분양 행사로 트럼프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만찬 예정

신문 1면에 광고…시민단체 “윤리적 잔혹행위, 대통령 가족 접근권 판 것”

트럼프 가문 잇따라 인도행…이방카도 지난해 11월, 인도서 외교무대 데뷔



한겨레

인도 일간지 1면에 트럼프 주니어의 인도 방문을 홍보하는 문구가 적힌, 트럼프 타워 광고가 실려있다. <뉴욕 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가 여기 있습니다. 당신은 초대받으셨나요?”

지난 주말, 인도 전국 일간지 3곳의 1면 광고를 장식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였다. 20일 그의 델리 방문을 알리는 이 광고는 트럼프재단의 역점 사업 ‘트럼프타워 델리 엔시아르(NCR)’ 관련 행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타워 델리 엔시아르는 수도 뉴델리에서 남쪽으로 30㎞쯤 떨어진 구르가온에 자리 잡은 50층짜리 건물 두 동, 254세대로 평균 150만달러(약 16억260만원)에 달하는 초호화 주택이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5년 내 완공될 예정이다.

시행사인 M3M과 트리베카는 몇달 전부터 선착순 계약자 100명에게 트럼프 주니어와 만날 기회를 제공한다고 홍보했다. 24시간 만에 20세대 계약이 성사됐다. 계약자들은 21일 트럼프 주니어와 만찬을 함께 한다. 트럼프 주니어는 137개 최고급 아파트로 구성되는 트럼프타워가 들어서는 콜카타와 78층짜리 트럼프타워가 완공을 앞둔 뭄바이도 찾는다. 푸네도 방문해 고급 아파트 건설 계획안도 따져볼 예정이다. 인도는 트럼프재단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꼽힌다.

<뉴욕 타임스>는 18일치 1면에 트럼프 주니어의 인도행을 상세히 보도했다. 사업차 방문이라지만, 아버지 트럼프 대통령의 후광을 톡톡히 보고 있는 그의 방문에 우려가 잇따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아시아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인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트럼프재단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정책 배경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트럼프 주니어의 일정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트럼프포스원’이라 불리는 보잉757 전용기를 이용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과정에 탄 비행기다. 인도 곳곳을 둘러본 그는 23일부터 이틀간 뉴델리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서밋’에 연사로도 참석한다. 이 행사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아룬 자이틀리 재무장관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인도 시민들은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표현했다. 부동산 중개업자 라지브 반살은 “모두가 미국 대통령이 누군지 안다. 이 건물은 지위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 <이코노믹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으로 ‘트럼프’라는 이름이 붙은 부동산 가격이 15~18% 올랐고, 인근 주택 가격보다 30%가량 프리미엄도 붙었다고 했다.

한겨레

18일치 <뉴욕 타임스> 기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민단체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이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는 트럼프재단의 이익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노만 아이젠 백악관 전 윤리 담당 수석법률고문은 트럼프 주니어의 인도 방문을 “윤리적 잔혹 행위”라며, “대통령 가족에게 접근하는 권리가 판매돼선 안된다. 대통령 측근이나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한 연결 고리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취임식 전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에게 트럼프재단의 운영 전권을 맡겼다. 트럼프 쪽 변호사는 가족이 운영하는 사업과 정책 결정 간 이익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의 인도 방문으로 논란이 재점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 트럼프도 지난해 11월 인도를 찾았다. 당시 이방카는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세계 기업가 정신 정상회의’에 미국 수석대표로 참석하며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사람과 동물을 잇다 : 애니멀피플] [카카오톡]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