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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판도라 상자' 열리나…美 철강 제재 글로벌 무역시스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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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명분 美 무역제재 '판도라 상자' 여는 일"…보복 악순환 '무역전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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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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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삼아 벼르고 있는 철강 무역제재가 전 세계 무역시스템을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CNN머니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면 중국에 직격탄이 되겠지만 파장이 거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미 철강 수출 비중이 큰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동맹국들이 미국에 대한 보복에 나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무부의 권고로 모든 외국산 철강에 24%의 관세를 물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늦어도 4월 중에는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후보 시절부터 철강 무역 제재 표적으로 중국을 꼽았다. 그는 2016년 4월 미국 철강도시 피츠버그 유세에서 "중국이 미국 전역에 철강을 덤핑하고 있다"며 "중국이 여러분을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CNN머니는 세계 최대 철강 수출국인 중국이 세계 철강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중국은 미국의 10대 철강 수입국에도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미 많은 제재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중국산 철강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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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대 철강 수입국 국가별 비중/자료=미국 상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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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무부가 지난해 12월에 낸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가장 많은 철강을 수입하는 나라는 캐나다로 비중이 16%에 이른다. 이어 브라질(13%), 한국(10%), 멕시코·러시아(각각 9%) 등의 순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률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 한국, 캐나다, 멕시코 같은 동맹국들이 미국산 농산물에 고율의 관세를 물리거나 미국 항공사 보잉 대신 유럽 항공사인 에어버스로 수입선을 돌리는 식으로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보복 조치가 또 다른 보복의 악순환을 낳으면 결국 자유 무역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규제로 이미 대미 철강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는 중국에 새 조치는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윌리엄 라인슈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중국이 미국의 규제를 피해 한국이나 베트남에 철강 반제품을 수출해 미국으로 재수출하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일괄 관세를 물리면 이 길조차 막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괄 관세 대신 다른 조치를 취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일련의 조치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것으로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삼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제재의 명분으로 내세운 국가안보는 중국 등 다른 나라의 보복 조치를 정당화하는 선례가 돼 무역전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동맹국까지 해를 입힐 수 있는 무역제재를 가하는 건 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나라도 넘은 적이 없는 선을 넘는 일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만큼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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