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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위안부 슬픔 그린 뮤지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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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故) 김학순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 종군위안부였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994년 8월 14일, 처음으로 제국주의 일본의 만행을 폭로했다. 그날은 수요일이었다. 그 뒤로 세상은 조금씩 변해갔다. 피해자면서 피해를 숨겼던 그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은 아마도 그때부터 시작했는지 모른다.

할머니가 겪은 슬프고 무거운 날들을 뮤지컬에 담아낼 수 있을까. 공연제작사 에이콤은 오는 12월 위안부의 한(恨)을 다룬 뮤지컬 '웬즈데이'를 제작한다고 최근 밝혔다. 을미사변의 참상을 다룬 '명성황후', 안중근의 숭고한 정신을 그린 '영웅'에 이어 세 번째로 만드는 작품이다. 에이콤은 이번 제작으로 '대한민국 역사 뮤지컬 3부작'을 완성한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의 제목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진행하는 수요집회를 연원으로 한다. 1994년 수요일 그날 이후 매주 열린 수요집회를 주제로 한다. 극의 마지막은 2011년 12월 14일 이뤄진 수요집회 1000회로 마무리한다. 김학순 할머니는 1997년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용기를 따르는 목소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웬즈데이'의 주인공은 위안부 운동가들이 보인 용기와 희망, 연대와 투쟁을 그린다. 에이콤은 "이번 작품이 뮤지컬 장르를 뛰어넘어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을 수행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사적 기록물 또는 문화적 증거물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웬즈데이'는 오는 28일 열리는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간다. 전작 두 개를 제작한 윤호진 대표(70·사진)가 제작·연출을 맡고,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한다. 극본은 안재승 작가가 집필했으며, 음악은 우디 박이 참여한다. 본공연은 오는 1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한편 위안부의 아픔을 다룬 뮤지컬은 최근 들어 무대에 잇따라 오르고 있다. 극단 아트컴퍼니원은 2015년 9월부터 뮤지컬 '그녀들을 기억하며'를 광주광역시 공연장에서 매해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는 1993년 한국 최초로 위안부를 다룬 연극 '낭자군'을 각색한 것이다. 줄곧 연극으로 무대에 오르다 2015년 이후 뮤지컬로 제작해 위안부의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위안부를 주제로 다룬 뮤지컬은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는 2015년 7월 뮤지컬 '컴포트 우먼'이 무대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컴포트 우먼'은 뉴욕 '세인트 클레멘츠 극장'에서 18회 무대에 올라 16회 매진을 기록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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