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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반기성의 날씨바라기] 두루미가 동쪽을 향해 서 있으면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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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루미 출처 | 픽사베이


[스포츠서울] “엄마, 두루미 발에 얼음이 얼었는데 왜 괜찮아요?” 겨울날 아침 개울에 서 있는 두루미의 발에 얼음이 얼어붙어 있는데도 끄떡없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당시에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두루미는 하나의 몸에 두 가지 체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루미의 체온은 40℃이지만 물에 직접 닿은 부위는 외부온도와 가까운 온도를 유지한다. 또 발목에는 ‘윈더 네트’라는 일종의 열 교환기관을 갖추고 있다. 발끝으로부터 차가워져 몸으로 들어오는 정맥피가 그대로 심장까지 가지 않고 이곳에서 더운 동맥피에 의해 한번 데워진 후 체내로 들어간다. 그리고 동맥피는 적당히 차가워져 발끝으로 간다. 창조자의 신묘한 솜씨에 새삼 놀랄 수밖에 없다.

두루미는 물 가운데서 맹수들의 습격을 피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발을 교대하면서 한쪽 발로 서서 잠을 잔다. 그런데 잘 때 보면 두루미가 모두 한 방향을 향하고 서 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잠을 자는 것일까? 이것은 두루미가 작은 새들과는 달리 체중이 무거워 날개 힘만으로는 쉽게 날아오르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두루미는 뛰거나 바람을 이용함으로써 공기의 흐름을 크게 해야만 날아오를 수 있는 새이다. 바로 이런 모습 때문에 ‘두루미가 서쪽을 향해 서 있으면 맑음, 동쪽을 향해 서 있으면 비’라는 속담이 생긴 것이다.

이 속담은 바람의 방향과 관련이 있다. 두루미가 쉽게 날아오르려면 맞바람이 불어야 한다. 항공기가 떠오를 때 사용하는 양력(揚力)의 원리와 같다. 이 이야기는 두루미가 서 있는 방향을 보면 어떤 바람인지를 알 수가 있다. 만일 두루미가 서쪽을 향해 서 있으면 서풍이 분다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서풍이 불 때 대개 맑은 날씨를 보인다. 반대로 동쪽을 향해 서 있으면 동풍이 분다는 것으로 이때는 기압골의 접근으로 비가 내릴 경우가 많다.

어릴 때 두루미를 보면서 신기했던 것은 사람은 두 다리로 서서도 잘 수 없는데 두루미는 어떻게 한 쪽 다리만으로 잠을 잘까 하는 것이었다. 두루미는 굉장히 발달한 평형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두루미는 얕은 물에서 살기에 다른 새들처럼 배를 바닥에 대고 웅크려 잘 수 없기에 서서 잔다. 한 다리로 서고 한쪽 다리는 털 속에 묻는 것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서란다.
<케이웨더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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