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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 대란' 해법 놓고 공사-면세점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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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vs'입국장 인도장' 각기 다른 해법 제시

관세청 "반복되는 대란 막기 위한 방안 검토 중…조만간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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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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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명절과 휴가철마다 반복되는 인천국제공항 면세품 인도 지연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면세품 인도 지연이 항공기 출발 지연으로까지 연결되고 있어 공항 운영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업계는 각기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각 해법마다 장단점이 분명한 만큼 대화를 통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면세점 업계는 입국장 인도장을,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관세청은 보안과 밀수 증가에 대한 우려로 입국장 인도장·면세점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 출국장 면세점 매출 전체 20% 수준…고질병 된 면세품 인도장 대란

18일 윤호중 의원실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2017년 면세점지점별 매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4조4684억원으로 이중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의 매출은 2조3313억원(16.11%)에 불과했다. 김포공항 1142억원 등도 뺀 나머지 11조원 이상은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에서 판매됐다.

결국 출국장 면세점 인도장을 이용하지 않는 비율은 20%대에 불과한 셈이다. 시내·인터넷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찾으려는 여행객들이 공항 출국장 인도장에 몰리면서 '인도장 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8시20분과 10시50분 각각 베이징과 상하이로 출발하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승객들(각각 50명·18명)이 탑승하지 않아 짐을 내리느라 출발 시각이 연속으로 지연되는 사태까지 벌어져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보따리상들의 경우 대량으로 구매한 면세품을 본국으로 들이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인도를 받지 못하면 비행기 탑승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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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공사, 인도장 확대…속내는 입국장 면세점

상황이 심각해지자 인천공항공사는 '인도장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분산된 제1터미널(T1)·탑승동 인도장을 각각 하나로 통합하고 면적을 기존보다 21.6%(905㎡) 늘리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공사관계자는 "T1 인도장 확장 완료 시 면적이 3281㎡에서 4186㎡로 21.6% 늘어나 원활한 인도 서비스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입국장 인도장이나 면세점 모두 내국인들이 여행지를 다닐 때 면세품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대의명분은 확보한 상황이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임대료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입국장 면세점을 희망하고 있다.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입국장 면세점의 설치를 위한 의원입법이 6차례 발의됐으나 관세청과 항공사 등의 반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입국장 면세점은 지난해 기준 아시아 27개국 중 53개 공항, 대양주 6개국 18개 공항, 유럽 12개국 19개 공항, 북아메리카 7개국 11개 공항, 남아메리카 9개국 16개 공항, 아프리카 10개국 15개 공항 등 총 71개국에 132개가 설치돼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염두에 두고 T1 1층 수하물 수취지역 380㎡와 T2 1층 수하물 수취지역 326㎡를 비워두고 있다. 향수·화장품·주류·담배 등을 취급하고 운영은 중소중견 면세기업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에 대한 불허 논리는 입국장 인도장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품 인도장과 관련해서는 공사의 공식적인 입장은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 면세점 업계, 출국장 인도장 면적 2배 늘려야…입국장 인도장 선호

그러나 면세점협회의 생각은 다르다. 김도열 면세점협회 이사장은 "현재 시내면세점의 물동량 증가 추이를 고려하면 늘리기로 한 면적으로는 원활한 인도장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운영 중인 면적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면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또 다른 대안으로 '입국장 인도장'을 제시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열린 '면세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 참석해 "인천공항 인도장이 협소해 비행기 탑승 차질까지 생겼다"면서 "입국할 때 면세품을 인도받을 수 있으면 고객 입장에서도 편리하고 출국장 인도장의 혼잡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면세점 업계와 항공사들은 입국장 면세점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면세점의 경우 시내 면세점의 매출을 갉아 먹을 수 있고 임대료 부담만 늘어날 수 있어서다. 항공사 역시 기내 면세품 매출이 줄어들 수 있어 입국장 면세점에 부정적이다.

현재 입국장 인도장은 중국 베이징·상하이, 홍콩, 호주 시드니·멜버른·브리즈번, 뉴질랜드 오클랜드, 아일랜드 더블린 공항 등에 도입됐다. 대부분 입국심사를 받기 전 장소에 설치됐다.

◇입국장 인도장이냐, 면세점이냐…관세청 의중은?

관세청은 밀수 등을 감시해야 하는 범위가 넓어져 관리가 허술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관세법상 국내로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면세혜택을 줄 수 없게 돼 있어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비행기 지연사태까지 발생하자 입국장 인도장·면세점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다. 관세청은 관세법 취지에 맞춰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결론이 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인도장 문제가 반복되고 있어 공항공사와 면세점협회에서 상호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며 "관세청 자체적으로도 현재 인도장에서 면세품을 줄일 방안을 다각도로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토 후 결정이 되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관세청은 인도장 대란이 벌어진 다음날 대량구매 전용(보따리상) 특별 임시 인도장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설 연휴 기간인 현재 제1터미널 동편인도장 맞은편(대한항공 라운지 장소)에 200~300㎡의 임시로 인도장을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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