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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남아공 새 대통령 라마포사, 만델라와 인연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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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언급하며 '새 시대' 강조…과거 민주화 운동으로 친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제이컵 주마의 퇴진 이후 시릴 라마포사(66)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그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각별한 인연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CNN방송 등 외신은 16일(현지시간) 라마포사 신임 남아공 대통령이 이날 의회 국정연설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의 기억을 환기했다고 강조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를 괴롭혀온 부정적인 것들을 모두 잊어야 한다"며 "새로운 시대는 넬슨 만델라에 대한 집단기억에 의해 고무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할 일은 희망과 부활의 순간을 붙잡고 국민의 삶에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연설은 라마포사 대통령이 15일 취임하고 나서 바로 다음 날 이뤄졌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1994년 남아공 최초의 민주선거에서 첫 흑인 대통령에 오른 인물로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았다.

과거 남아공의 흑인차별 정책과 투쟁해 새 시대를 연 '국부'로 통했고 199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라마포사 대통령이 만델라를 언급한 것은 비리로 얼룩졌던 주마 정권의 과거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과 민주화 운동이라는 공통점을 계기로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

1952년 소웨토에서 태어난 라마포사 대통령은 1970년대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할 때부터 흑인차별정책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을 벌였다.

1974년에는 11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했고 1982년 12월 전국광산노조(NUM) 사무총장을 맡은 뒤 파업을 주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1990년 2월 만델라 전 대통령이 감옥에서 나왔을 때 환영위원장을 맡아 그의 바로 옆에 서기도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또 1990년대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사무총장으로 백인 정권과 협상을 통해 흑인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새 헌법을 마련하는 등 민주화에 큰 역할을 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생전에 라마포사 대통령에 대해 "새로운 세대의 가장 재능있는 지도자 중 한명"이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만델라는 후계자로 라마포사 대통령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왼쪽)과 시릴 라마포사[A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라마포사 대통령은 1997년 차기 ANC 총재 경선에서 패한 뒤 기업가로 변신했고 자원, 에너지, 부동산, 은행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쌓았다.

그의 자산은 현재 약 5억 달러(약 5천400억원)로 추정된다.

사업가로도 크게 성공한 라마포사 대통령이 만델라 전 대통령처럼 존경받는 지도자로 이름을 남길지는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

남아공에 만연한 정경유착과 높은 실업률, 빈부격차 등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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