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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아베, BOJ 총재에 구로다 재임명…'부양책 지속'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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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 동의 거치면 반세기 내 최장수 총재… 부총재에 공격적 부양론자 와카타베 교수 지명 ]

머니투데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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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16일 국회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사진·73세) 연임안을 제출하고 공격적 부양론자인 와카타베 마사즈미 와세다대 교수(53)를 부총재에 지명했다. 통화부양책 지속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라는 평가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중·참의원 운영위원회 이사회에 구로다 BOJ 총재 연임안 및 부총재 선임안을 제출했다. 두 석인 부총재 자리엔 와카타베 교수와 아마미야 마사요시 BOJ 이사(62)를 내정했다.

이번 선임은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4월 8일 끝나고 이와타 기쿠오, 나카소 히로시 현 부총재의 임기가 다음달 19일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BOJ 총재 및 부총재 임명은 모두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일본 정부는 다음달 중순까지 중의원 본회의에서 표결을 마칠 계획이다.

구로다 총재의 연임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돼 온 것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최근까지도 구로다 총재를 지지하는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구로다 총재의 연임이 국회의 승인을 얻으면 그의 임기는 2023년까지다. 반세기 만에 5년 이상 재임하는 첫 BOJ 총재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 총리가 집권한 직후인 2013년 3월 취임해 아베의 경기부양책인 '아베노믹스'의 첨병을 맡아 왔다. 취임 한 달 후인 4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결정했고 2016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추가 부양책을 연달아 내놨다.

부총재로 선임된 와카타베 교수 역시 공격적인 통화완화 지지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말 한 인터뷰에서 소비세 인상의 부정적인 영향을 흡수하고 물가상승률 목표 도달을 위해 더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아마미야 이사는 40여년 BOJ에 몸담은 'BOJ 맨'이다. 금융위기 기간인 2006~2010년 기획국장을 역임했고, 2013년 구로다 총재가 BOJ 이사에 선임했다. 2016년 9월 BOJ가 일드커브(장단기 금리차) 통제 채택 등 구로다 체제 통화정책에 깊숙이 관여해 왔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마스지마 유키는 "이번 선택은 정책 연속성을 보여준다"며 "다른 중앙은행들은 부양책 철수를 개시했지만 BOJ는 일본 경제부양을 위한 조치들을 여전히 취할 것이란 메시지가 이번 인사에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구로다의 임기가 4월에 종료되는데도 이른 시점에 임명한 건 아베가 최근 엔화 급등을 막고 싶어한다는 신호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엔고가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에서 초래되고 있는 만큼 제동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엔은 올해 들어 달러 대비 6% 상승하며 전세계 주요 통화 중 가장 높은 오름세를 구가 중이다. 엔/달러 환율은 구로다 임명 소식에도 불구하고 16일 오후 한 때 105.8엔/달러까지 하락(엔화 상승) 했다.

일본 통화당국이 쓸 수 있는 부양책을 풀가동했음에도 인플레이션 목표를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도 부담이다. 가즈오 모마 BOJ 전 이사는 "구로다의 다음 5년은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며 "이제 BOJ가 쓸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사라졌고 인플레이션 목표는 아직 달성할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 동의를 거쳐 BOJ 총재 및 부총재 선임이 확정되면 이들은 오는 4월 26~27일 통화정책회의에서부터 호흡을 맞추게 된다. BOJ의 다음 통화정책회의는 3월 8~9일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43명의 전망에 따르면 3월 회의에선 전원이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 내다봤고, 4월 회의에서 일부 긴축 조치가 결정될 것이라 예상한 이들이 2명 있었다. BOJ가 내년 이후에야 긴축에 나설 것이란 의견을 내놓은 전문가는 21명이었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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