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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보르네오의 눈물… "오랑우탄을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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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네오섬 오랑우탄 개체수, 10년 만에 ‘반토막’ / 최근에는 총탄 130여발 박힌 채 죽기도… "충격"

세계일보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에만 사는 오랑우탄(사진)의 개체수가 10여 년 만에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성성이’로 불리는 오랑우탄은 세계적 멸종 위기종 동물이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를 주축으로 한 국제 연구팀은 1999년 20만∼30만 마리였던 야생 보르네오 오랑우탄의 수가 2015년 7만∼10만 마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위성사진 등을 통해 나무위 둥지의 개수를 파악한 결과 16년간 줄어든 오랑우탄 개체수가 14만8500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오랑우탄 개체수가 줄어든 주된 원인으로는 열대우림 훼손이 지목됐다. 인도네시아는 팜오일 농장이 확대되기 시작한 1990년 이래 31만㎢에 달하는 열대우림이 벌목돼 사라졌다. 연구팀은 보르네오 오랑우탄 개체수 감소분의 약 70%가 열대우림 훼손에 따른 서식지 파괴 때문인 것으로 본다.

그밖에 밀렵이나 인간과의 갈등으로 살해되는 오랑우탄의 수도 적지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르네오 섬 원주민들은 전통적으로 고기를 얻기 위해서만 오랑우탄을 잡아왔다. 그런데 보르네오 섬 내륙 오지까지 인간의 활동 범위가 확장되면서 현지 농민들은 농작물을 해친다는 이유로 오랑우탄을 보이는 대로 사살했다. 심지어 야생동물 불법거래 시장에 내놓기 위해 새끼 오랑우탄을 포획하는 밀렵까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보르네오 섬에서 오랑우탄이 총탄 130여발이 몸에 박힌 채 발견돼 충격을 안겼다. 흉기와 둔기로 폭행당한 흔적까지 있었고 결국 발견 이틀 만에 치료를 받던 도중 죽었다.

인도네시아의 보르네오 섬과 수마트라 섬에만 서식하는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 동물에 속한다. IUCN은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오랑우탄이 ‘야생상태 절멸’에 이를 것으로 우려한다. 그래서 인도네시아는 오랑우탄을 죽일 경우 5년의 징역형을 받거나 우리 돈 8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이번 국제 연구팀의 오랑우탄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등재될 예정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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