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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평창 마스코트 수호랑·반다비가 비행기 모델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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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한항공, 평창 겨울올림픽·패럴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 래핑 비행기 3월18일까지 운영

항공업계, 항공기 래핑 홍보 효과가 높아 도입

래핑 작업 효율성 위해 ‘특수 필름’ 붙여 작업

영하 60도, 영상 50도까지 견디는 특수 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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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 반다비’를 래핑한 대한항공 A330-200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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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평창겨울올림픽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입니다.

겨울올림픽 마스코트에 이어 최근 비행기 모델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어떻게 비행기 모델이 됐느냐고요? 대한항공이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을 홍보하기 위해 래핑(Wrapping) 비행기를 제작했는데, 마스코트인 저희가 빠질 수 없죠.

래핑은 지하철역 계단이나 벽면 등의 시설물이나 차량 동체에 랩을 씌우듯 광고물을 덧씌워 광고하는 기법입니다. 항공업계 쪽 설명을 들어보면, 항공기 래핑은 홍보 효과가 높아 2000년대 들어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해요.

패럴림픽 폐막일인 3월18일까지 운항하는 대한항공 래핑 항공기를 만나면, 다양한 겨울올림픽 종목에 도전한 수호랑과 반다비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지금부터 하늘 위에서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는 비행기 ‘래핑’에 대해 알려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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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래핑 작업 모습. 사진 대한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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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 기념 대한항공 래핑기 제작 과정



#래핑 방법과 비용은?

그림이나 사진 등은 어떻게 항공기에 새겨질까.

항공기에 이미지를 넣는 방법은 두가지다. 특수 필름으로 제작한 스티커를 동체에 붙이는 방법과 페인트로 직접 그려 넣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수 필름을 붙이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

특수 필름으로 작업할 경우, 항공기 동체가 평면이 아닌데다 부피도 커서 전체 이미지를 한 번에 통째로 붙일 수가 없다. 따라서 이미지를 붙일 항공기의 부분 위치를 실측한 뒤, 이를 토대로 도면을 그린다.

항공기에 이미지를 붙이기 전, 실제 항공기의 20분의 1로 축소한 모형항공기에 작업을 한다. 모형항공기를 통해 시뮬레이션 작업을 하면 실제 작업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실측 자료와 모형기 작업 결과를 토대로 도면이 확정되면 ‘타일링' 작업을 한다. 타일링 작업은 커다란 이미지를 바둑판처럼 일정한 크기로 분할하는 것이다. 분할된 이미지는 항공기에 부착할 수 있는 스카치 프린터 전용 원단으로 출력한다. 이때 쓰이는 전용필름은 영하 60도에서 영상 50도까지 견딜 수 있는 특수 재질이다.

출력된 이미지를 항공기 동체에 붙일 때는 동체 꼬리 쪽에서 머리 쪽으로, 또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붙인다. 비행할 때, 바람의 저항을 적게 받고 필름이 떨어져 나갈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다.

전체 이미지를 다 부착한 후에는 문이 열리는 곳이나 화물칸, 비상구 등 항공기 운항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잘라내 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마무리한다.

항공기 래핑 비용은 비행기 기종과 작업 내용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한항공은 2007년 가수 비의 홍보 항공기 래핑 작업을 했다. 당시 총 제작 기간은 7일이 걸렸고, 재료비와 인건비가 3억원 가량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비행기 자체가 광고판이다. 큰 비용을 들이는 만큼 몇 십배의 홍보 효과가 있다”며 “비행기 특성상 전 세계를 오가기 때문에 공항에서 래핑 비행기를 보면 특별하고 눈에 띄어서 간접홍보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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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2007년 한류 홍보를 위해 드라마 대장금 래핑 항공기를 제작했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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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위 ‘홍보대사’ 래핑기 도입한 항공사는 어디?

래핑기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국내 항공사는 대한항공이다. 가장 큰 목적은 홍보다.

래핑 작업은 주로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 내 도장공장에서 진행된다. 이 공장은 580억원을 들여 1998년 완공한 국내 유일의 시설이다.

대한항공은 2001년 제주 관광 활성화를 위해 김포~제주 노선에 ‘하르비’ 래핑기를 띄웠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엔 ‘슛돌이’ 래핑기를 제작해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을 홍보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도입된 2008년엔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항공기에 한글을 형상화해 모나리자 형태로 제작한 래핑 항공기를 운항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시 루브르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 시작하는데 (대한항공이) 일부 금액을 협찬을 하게 됐고, 문화 마케팅의 일환으로 비행기 래핑을 하면서 한국어 서비스를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6년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월드컵 래핑 항공기를 제작했고, 2007년 한류 홍보를 위해 드라마 대장금 래핑, 2008년 파리 취항 홍보 래핑 항공기를 제작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 7월부터 ‘한국 방문의 해'를 홍보하기 위해 ‘2016~2018 VISIT KOREA YEAR'라는 로고를 새긴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36대, 대한항공 12대, 제주항공 4대, 에어부산 2대 등 총 54대의 국적 항공기가 전 세계를 누비며 한국 방문 홍보대사 역할을 도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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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은 가수 동방신기 멤버인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얼굴을 래핑한 비행기 2대를 운영 중이다. 사진 제주항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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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의 경우, 한류스타 모델을 래핑해 아시아 하늘을 누비고 있다.

제주항공은 2012년 가수 빅뱅을 시작으로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를 비행기 동체에 래핑했다. 최근에는 가수 동방신기 멤버인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얼굴을 래핑한 비행기 2대를 운영 중이다. 래핑 작업은 중국이나 대만 등에서 하는데, 보통 항공기 중정비 기간을 활용한다.

유명 연예인을 래핑한 이유는 뭘까. 제주항공 관계자는 “해외에 제주항공을 알리기 위한 직접적인 광고, 홍보와 비교하면 한류스타 모델 활용이 비용 대비 효과가 크다”며 “잘 알려진 한류스타가 모델인 항공사라는 점이 신뢰도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래핑 항공기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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