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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비트코인은 끝났다? 유럽 중소은행은 여전히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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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페이스북의 비트코인 광고 금지 정책을 교묘하게 빗겨간 사례. 비트코인의 철자를 자세히 보면 영어 스펠링(BITCOIN) 중 `I`를 `L`의 소문자인 `l`로 표시한다던가, `O`를 숫자 0으로 표기. /사진=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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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풀 벗긴 글로벌 이슈-101]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만9300달러(약 2093만원)에 달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8600달러(약 932만원)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각국 정부, 카드회사, 은행, IT 기업들의 규제와 수많은 시장 전문가들의 발언으로 가격이 반 토막 이하로 추락했다.

여기에 거래소가 해킹당한 경우도 많았다. 한국의 빗썸, 일본의 코인체크 해킹, 미국 테더코인 가격 조작 의혹에 이어 가장 최근에는 이탈리아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그레일(BitGrail)이 해킹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 하락세를 부추겼다.

하지만 비트코인 관련 업계는 다양한 방법으로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 비트코인 광고를 싣기 위해 철자를 교묘히 바꾸는가 하면 유럽 중소 은행들을 공략해 시장에 발을 들이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와 관련된 모든 광고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당시 롭 리던 페이스북 제품관리 디렉터는 "우리는 가상화폐와 관련해 허위적이거나 기만적인 홍보 관행과 관련 금융상품 및 서비스 광고를 금지하는 새로운 정책을 만들었다"고 밝히며 "이 정책은 우리 광고의 진실성과 안전을 향상시키고 사기꾼들이 페이스북에서 이득을 보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와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 검색창에도 비트코인 광고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하지만 비트코인 광고는 여전히 횡행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영어 스펠링(BITCOIN) 중 'I'를 'L'의 소문자인 'l'로 표시한다든가, 'O'를 숫자 '0'으로 표기하는 수법이다.

이렇게 철자를 교묘하게 바꿔서 광고를 게재하는 경우 얼핏 봐서는 식별하기가 매우 어렵고 검색으로 찾아낼 수도 없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가짜뉴스와 광고를 식별해내는 사람들을 따로 둔다고 해도 한계가 생기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규제가 덜 심한 유럽에서는 투자자들에게 가상화폐공개(ICO)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고 가상화폐 기반 투자를 허용하는 중소 은행들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스위스의 본토벨 은행, 팰컨 은행, 독일의 피도르 은행, 리히텐슈타인의 프릭 은행 등이 꼽힌다.

이들 은행은 대형 은행들이 비트코인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해서 이를 규제하고 있는 것이라 주장한다. 프릭 은행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물론 리스크가 있지만 기회도 넘쳐난다"며 "우리 은행들은 가상화폐 보안과 관련한 대책을 갖고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은행들은 가상화폐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위협받는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프릭 은행의 경우 리히텐슈타인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유럽 경제 지역(EEA)에 속하기 때문에 EU 시장으로의 진출 권한을 받았다. 즉 프릭 은행을 통해 비트코인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은 EU로 손을 뻗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릭 은행 측은 "설령 EU 차원의 규제가 생긴다 해도 개의치 않는다. 그에 맞게 우리도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얼마든지 돼 있다. 수요가 엄청나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현재로선 비트코인에 대한 전망이 어둡지만 최근 비트코인이 40배로 뛸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캐머런 윙클보스·타일러 윙클보스 쌍둥이 형제는 최근 "현재 금이 7조달러대 시장이므로 비트코인의 잠재 성장률은 30~40배"라며 "(비트코인은) 금과 마찬가지로 희소성이 있고 휴대성·대체성·내구성은 금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김하경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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