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英외무, 아웅산 수치 인식에 일침…"로힝야족 두려움 이해못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연합뉴스

아웅산수치 면담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epa=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이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의 로힝야족 관련 현실 인식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APTN이 12일 보도했다.

아시아 순방 중 방글라데시 난민촌을 방문한 데 이어 전날 미얀마에서 수치와 면담한 존슨 장관은 "중요한 것은 로힝야족 주민들이 스스로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는 (미얀마군의) 황당한 주장 속에, 주민들은 자신들의 집을 불태운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말하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우려되는 것은 난민들이 미얀마로 송환될 경우 그저 새로운 난민촌에 가는 일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유엔 등 국제기구의 감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오늘 아침 수치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존슨 장관은 수치와의 면담내용을 더 공개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솔직히 나는 그녀가 그곳에서 벌어진 일과 공포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답답했다"며 "나는 수치가 헬기에 탄 채 현장을 둘러봤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점을 전달하려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수치는 평생 믿을 수 없는 일들을 해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버마(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일들, 그리고 이 나라가 나아가는 방향을 보고 있노라면 슬프다"고 우려했다.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 사회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국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차별과 박해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 8월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대미얀마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하자 미얀마군은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반군 소탕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70만 명에 육박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유혈사태를 피해 국경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또 국경없는의사회는 유혈사태 한 달 만에 6천7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추산했다.

또 난민들은 미얀마군이 성폭행과 방화, 고문을 일삼으면서 로힝야족을 국경 밖으로 몰아내려 했다고 주장했고, 국제사회는 이런 미얀마군의 행위를 '인종청소'로 규정해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치는 난민들의 주장을 담은 언론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해 비난하거나 묵살하기도 했고, 국제사회가 구성한 조사단의 활동도 불허했다.

국제사회는 한때 미얀마 민주화와 인권의 아이콘이던 수치가 변심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고, 최근에는 수치에 의해 라카인주 사태 해결을 위한 자문위원으로 임명됐던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마저 그와 설전을 벌인 뒤 위원직을 사퇴했다.

meola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