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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fn이사람] 'OLED소재 최고 전문가' 허달호 삼성SDI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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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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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질문이 왜 그렇게 많으냐. 여기 모인 사람들 시급이 얼만데 시간 아깝게. 다음부터 회의할 때는 질문하지 말아라."

허달호 삼성SDI 수석연구원(사진)이 입사 초기 선배들은 질문이 많은 그에게 '질문대장'이라며 핀잔을 자주 줬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월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2025년 대한민국을 이끌 100대 기술' 차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최고 전문가가 됐다.

허 수석은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OLED 소재 전문가'로 불린다. 그가 연구하고 있는 기술은 OLED 발광재료를 용액화, 프린팅 방식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기존 제품은 증착 방식으로 패널 대형화에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데, 그의 연구가 실현되면 OLED 소재를 대형 패널에도 균등하게 얹을 수 있다. OLED 발광 재료 레드.그린.블루 소재 중 업계에서도 개발이 안 된 블루인광호스트도 연구하고 있다. OLED산업이 발전하려면 그의 연구 과목이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

허 수석은 연구업적 비결을 '질문'덕분이라고 말한다. 2004년 입사한 그는 "회사의 미래를 이끌 유망기술을 배우고 익혀서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오라"는 지시를 받고 미래 OLED소재 개발 전담팀(TF)에 파견됐다. 일단 OLED라는 용어부터 생경했다. 허 수석은 집요한 질문 공세로 선배들과 진도를 맞춰 나갔다.

"선배에게 핀잔을 들은 뒤로는 오기가 생겨 다음부터는 회의가 끝나고 선배를 따로 찾아가 질문했어요. 질문이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질문을 통해 대화하고 배울 수 있고 성장할 수 있죠. 모르고 지나가는 건 연구원에게 위험한 일이죠."

회사에는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없을 정도다. 용액화 기능층 재료, 정공수송층 재료를 개발한 데 이어 삼성SDI의 현재 주력 아이템인 그린인광호스트 개발에 참여했고, 2015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자 조합을 개발해 삼성만의 고유한 블루인광소재 개발의 초석을 다졌다. 2016년에는 주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적용된 OLED소재 개발에도 참여했다.

"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시장이 도래하듯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OLED 시장의 개화를 앞두고 있어요. 2020년에는 본격적으로 OLED 시장이 열릴 것으로 보는데 하루하루 잘 준비해서 후배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목표입니다."

삼성SDI는 지난 2000년대 초 OLED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2011년에는 총 200억원을 투자해 구미사업장에 OLED 소재 양산공장을 준공했다.

2012년에는 OLED 공통층 핵심소재인 ETL 양산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OLED 소재사업에 첫발을 내디뎠고, 2014년에는 외국 업체가 독점해오던 OLED 발광층 소재인 그린인광호스트를 독자기술로 개발해 양산에 성공했다. 또한 2013년 세계적 OLED 핵심기술 보유업체인 노발레드를 인수해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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