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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추워도 너무 춥다” 제주, 닷새째 폭설·한파 피해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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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폭설에 무너진 서귀포 레드향 비닐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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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라산 어리목에 쌓인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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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길에 미끄러진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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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작업하는 제주공항


【제주=뉴시스】강정만 우장호 조수진 기자 = “제주도에 살면서 올해 같은 날씨가 없었어요. 원래 제주는 겨울이라도 한 번 정도 춥거나 했는데 올해는 들어서자마자 한파가 오고 또 오고 하더니 입춘이 지나도 춥네요”

제주시 구좌읍에서 월동무를 재배하고 있는 강홍주(45)씨는 언 피해를 입은 무밭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제주도에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닷새 째 폭설과 함께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유례없는 추위에 농작물이 언 피해를 입고 제주국제공항 활주로가 임시 폐쇄되는 등 섬 곳곳에서 폭설·한파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라산탐방구간 5일간 전면통제…진달래밭 적설량 2m

한라산국립공원은 대설 특보가 발효되기 시작한 지난 3일 오전부터 7일까지 닷새째 모든 탐방구간을 전면 통제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목측으로 확인한 진달래밭 적설량은 2m이다. 어리목은 지난 6일 99.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이는 기록적인 폭설을 기록한 지난 2016년 1월23일부터 25일까지 적설량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당시 적설량은 진달래밭 125㎝, 윗세오름 178㎝ 등이다.

연일 폭설에 눈이 많이 쌓이자 상대적으로 낮은 고지에 위치한 관음사 사무소를 제외한 모든 국립공원관리소 직원들은 지난 5일부터 사흘째 출근을 못 하고 있다.

◇눈길 안전사고 속출·부상자 80명…정전피해도

꽁꽁 얼어붙은 눈길에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일 오후11시께 제주시 신제주 입구 해태동산에서 도로 결빙으로 인한 3중 추돌사고가 발생했으며 6일 오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시외버스가 도로 옆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운전자 및 승객 9명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7일 낮 12시까지 눈길 안전사고로 인해 8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한파로 인해 대규모 정전 사태와 단수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오후 2시34분께부터 2분가량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해 2800여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또 이날 오전 8시 기준 제주도 내 수도 동파 신고 건수는 800건이며 한파기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와 동복리 400여가구는 단수 피해를 입었다.

◇제주국제공항 사흘간 지연·결항 783편 발생…활주로 폐쇄되기도

이번 한파기간 내내 가장 관심을 끌었던 곳은 제주국제공항이다. 눈이 많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총 지연편수는 580편, 결항편수는 203편이 발생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기상악화 등으로 인해 4일 결항 51편·지연 152편, 5일 결항 17편·지연 256편, 6일 결항 135편·지연 172편 등이 발생했다.

눈 날씨로 결항·지연편이 속출하자 지난 4일 밤엔 공항에서 대기 승객 250여명이 지내기도 했다.

지난 6일 낮 12시15분께부터는 일시적인 강설로 인해 활주로가 3시간가량 폐쇄됐다. 이에 따라 한때 1만명이 넘는 대기 승객들이 몰리면서 공항 내 극심한 혼잡 상황을 빚기도 했지만 여유 좌석 및 임시편 투입 등으로 심야 체류 승객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농작물 언 피해 “사상 최대 규모”…시설물 피해규모 2억6200만원

농작물 언 피해도 사상 최대 규모로 발생했다.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에 따르면 6일 기준 농작물 한파 피해 신고 접수 결과, 월동무 1394㏊(전체 면적4874㏊), 감귤 36㏊(전체 면적 20491㏊), 브로콜리 10㏊(전체 면적1642㏊), 콜라비 2㏊(전체 면적297㏊) 등이 언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농정당국은 한파 피해 신고 기간이 끝나는 오는 10일까지는 피해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설물 피해도 농가 곳곳에서 발생했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망리내 하우스 한 곳의 16동 4280㎡와 의귀리 하우스 17동 4470㎡가 쌓인 눈을 견디지 못해 붕괴하는 등 비닐하우스 63동과 축사 3동이 피해를 입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입춘한파로 인한 시설물 피해 규모를 6일 기준 2억6200만원으로 집계하고 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 폭설대책

제주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3일 제주산간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되자 오전 9시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4일 오전9시부터는 비상 2단계를 발령하면서 한라산을 관통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00도로와 5·16도로 산록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평화로는 체인을 감은 차량만 지나도록 통제했다. 또 제설작업을 위해 읍·면·동별 자체 보유장비 132대가 동원됐고 지역자율방재단 1378명이 참여했다.

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대설특보 기간 재난문자서비스 송신, 방송자막 송출, 언론브리핑 등 모두 21차례에 걸쳐 도민 홍보에 나섰다. 또 이번 항공 지연으로 인해 심야 시간에 도착한 승객들을 위해 택시회사 측에 심야운행 요청 및 전세버스 운행 등 교통수단 마련에 나섰다.

kjm@newsis.com
woo1223@newsis.com
susi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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