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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원화 강세에 웃는 환헤지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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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 지수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펀드 수익↑

- “북미지역 성장세 고려, 장기적으로 환노출 펀드도 괜찮아”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원화강세 덕분에 환헤지(원화가치를 환율에 일정하게 고정) 펀드가 ‘두둥실’ 떠올랐다.

26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북미와 글로벌에 투자하는 펀드(ETF 포함) 수익률 상위 20개 중 1개를 제외한 19개가 모두 환헤지 펀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수익률 하위 20개 펀드 중 11개가 환노출(원화가치가 환율 변동에 연동)펀드였다.

최근 원화 강세(환율 하락) 현상이 환헤지 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평균 원ㆍ달러 환율은 1070.50원으로 1년 전 평균환율 1207.70원보다 137.20원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12.8% 오른 셈인데, 이는 2004년(15.2%)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 25일에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달러 약세 선호 발언에 원ㆍ달러 환율이 3년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인 1058.60원까지 떨어졌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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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상위 환헤지 펀드들은 대부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에 투자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세제 개혁안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상향된 것이 S&P 500의 사상 최고치를 랠리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 20.16%를 기록하며 가장 성과가 좋았던 ‘미래에셋TIGERS&P500레버리지상장지수(주혼-파생)(합성 H)’ 역시 미국 S&P 500 지수를 기초로 해, 이 지수 수익률의 2배를 노리고 있다. 이 펀드는 S&P500 상장지수펀드(ETF)를 57.37% 수준으로 편입하고 S&P500에 대한 선물지수를 사용하는 ETF도 42.63% 가량 보유한 상태다.

‘KBSTAR미국원유생산기업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H)’의 수익률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 수익률은 18.2% 수준으로, 석유가스 산업에 편입된 기업들을 묶어 만든 지수를 추종한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한 강세를 보이며 60%가량 가격이 올라 이들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비(非) OPEC 산유국이 180만 배럴 규모의 감산 조치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연장키로 합의한 것 역시 주효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가격은 배럴당 65.61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이는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환헤지 펀드의 실적이 양호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환노출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 인상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한 성장과 통화 강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본다면 환노출 펀드 투자를 고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원화 강세, 달러 약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만약 미국 세제개혁 효과가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 물가가 2% 이상 올라갈 가능성이 보이면 미국이 긴축 체제로 전환해 달러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이 향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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