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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한파 속 사람들②]“한파에 매출 절반 뚝”…영하 17도 혹한, 노점도 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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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7도, 노점ㆍ가판대 절반이상 문닫아

-명동 노점, 180여 곳 중 영업한 곳 극소수

-노점상들 “추운날 매출 절반도 안돼” 울상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평소 같으면 꽉 찼을 서울 명동 눈스퀘어 앞 거리가 허전할 정도로 ‘드문드문’ 했다. 이 거리에는 24일 오후 6시께 10개가 채 되지 않는 점포들만이 영업을 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보였을 닭강정이나, 과일주스 노점도 자취를 감췄다.

“야, 추운데 왜 나와서 고생하는거야?” 왁자지껄 떠드는 상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명동에서 만난 상인 최인국(31ㆍ가명) 씨는 “추워도 벌어야 하니까 별 수 없이 나왔는데, 매출이 지난주 대비 절반도 안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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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 탓에 명동거리는 한산했다. 노점들은 “추운날씨 탓에 매출이 절반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한 가판대에서 토스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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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중구 명동거리에 합법적으로 등록된 노점상은 365개다. 이들은 2부제로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격일로 180여개씩 문을 여닫는다. 노점은 주로 명동 눈스퀘어에서 명동극장, 명동역 유니클로 매장까지 거리는 가장자리가 빽빽할 정도로 많은 노점이 영업을 한다. 하지만 지난 24일 방문한 명동거리에서는 영하 17도의 추위 탓인지 절반도 되지 않는 점포들이 보였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였다. 직장인들이 많은 여의도 노점과 가판대들도 많은 숫자가 문을 닫은 모습이었다.

유동인구가 많은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 노점들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백화점ㆍ면세점을 찾는 요우커, 서울 남쪽으로 가려는 직장인이 많아 노점도 항상 북적이는 곳이다. 인근 직장인 신모(40) 씨는 “버스정류장에 서 있을 때면 항상 나던 어묵국물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의도 역 인근 가판대 상인 A씨는 “사람들은 가판대에 다른 사람이 얼마나 있나 그걸 보고 방문하는데, 점포 주위에 비닐 천막을 씌워 놓으니까 사람들이 잘 오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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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 속에서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노점상들. 아래 LPG통과 소화기가 보인다.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명동 거리 노점 앞에 설치된 전열기 모습.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추운 날씨 탓에 노점 거리 일부에선 지나친 전열기기 사용도 눈에 띄었다. 추운 날씨 탓에 상인들이 난로를 작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부탄가스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노점 개수는 7307개, 이중 3147개가 음식을 파는 노점이다. 이들의 화기 사용을 규제할 뚜렷한 방법은 없다고 했다. 가판대는 ‘서울시 보도상 영업시설물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서 음식을 조리해서 파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노점과의 형평성 탓에 단속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일선구청 한 관계자는 “노점은 되고 가판대는 못하는 건 형평성이 어긋난다”면서 “노점과 가판대 상당수가 생계형 점포들인데, 현실적으로 ‘팔지 말라’고 강제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구청 관계자는 “가스 사용을 못하게 하는 규정이 딱히 없어서 가스를 쓰지말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노점 순찰과정에서 웬만한 경우에는 전기를 사용해달라 요구한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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