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 한 접시에 등심·목살·뽈살 등 5개 부위
두툼한 숙성 돼지고기 덜 익혀 내는 게 특징
기본소스 외 새우젓, 멸치액젓, 소금 제안
"돈가스를 한국적 음식 궁합으로 재해석"
요즘 핫한 연남동 '독립카츠'의 단일메뉴 모둠돈카츠. 각기 다른 다섯 가지 부위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등심·목살·안심, 가운데가 특등심, 꼬치에 찍힌 것이 뽈살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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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카츠는 지난해 3월 문을 열었다. 1년이 채 안 됐지만 연남동 맛집 리스트에 부지런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힙합듀오인 다이내믹 듀오의 멤버 최자가 소개하는 맛집이 유명해지면서 인터넷 상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최자로드'에도 소개됐다. 인스타그램(이하 인스타) #독립카츠 해시태그는 3700개가 넘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독립카츠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온 사진. 코멘트에 적힌 'ㅈㄷ'은 대학로 돈가스집 정돈을 말한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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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새롭고, 그 맛은 어떨까. 확인을 위해 17일 점심시간 연남동으로 향했다. 독립카츠는 연남동 철길 공원 '연트럴파크'에서 주택가 쪽으로 한 블록 건너온 거리에 있다. 돼지불고기 백반이 유명한 기사식당을 비롯해 닭한마리·감자탕 등 아재 입맛 음식점이 늘어선 길이다. 지하철역으로는 홍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가장 가깝다.
무심하고 심플한 외관에 아주 작게 걸려 있는 독립카츠의 간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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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전 11시 40분. 오픈 직후에 찾아오니 대기 인원은 없었다. 메뉴판이 있긴 하지만 선택은 ‘모둠돈카츠’ 하나다. “돼지고기가 덜 익혀져 나오는데 괜찮으세요?” 직원이 물었다. 소고기는 날 것도 먹으면서 돼지고기는 바삭할 정도로 익혀 먹는 문화를 의식한 고정 질문이다. “숙성 돼지고기여서 괜찮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덜 익힌 돼지고기가 익숙하진 않았지만 ‘이 집의 원 조리법대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주말엔 대기 1시간은 각오해야 할 정도로 손님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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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독립카츠의 개성을 만드는 일등공신은 곁들여지는 소스다. 일반적인 돈가스 소스에 가장 가까운 시그니처소스와 소금·연겨자까지는 납득이 된다. 그런데 새우젓과 멜젓(멸치 젓갈)을 함께 준다. 일본식 돈가스에 해산물 젓갈이라니. 생소한 조합이지만 본능적으로 어울림을 느꼈다. 새우젓은 수육이나 족발과, 멜젓은 삼겹살과 흔히 먹던 조합 아닌가.
독립카츠의 대표는 “돈가스 하면 대부분 똑같은 걸 떠올리는데 그 틀에 갇히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돈가스를 ‘누구나 아는 그 음식’이 아닌 ‘돼지고기 요리’라고 생각하니 그 말이 쉽게 이해가 간다. “젓갈류가 돼지고기랑 잘 어울려요. 삼겹살집 가면 주잖아요. 일본식 돈가스랑도 잘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모둠돈카츠 한상차림. 일본식으로 튀겨낸 돈가스에 한국적인 소스인 젓갈과 잡곡밥, 된장국수, 김치 등을 곁들여 색다른 조합을 만들어 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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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곁들이는 음식으로는 공기밥, 국수가 들어간 된장국, 김치 두 종류, 오이와 열무를 함께 절인 피클이 나온다. 전형적인 한식 밥상같다. 돈가스 외에 다른 음식들은 정갈하게 개인 쟁반에 담아 준다. 가격은 1인분에 1만4000원이다.
돼지고기는 덜 익혀져 나왔는데도 잡내가 거의 없었다. 독립카츠 대표는 “한국만 유독 돼지고기를 바싹 익혀 먹는 게 이상하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돼지고기를 다 익혀먹는 문화는 과거 도축 상태나 생산·가공과정이 비위생적일 때의 얘기”라면서 “보름 정도 숙성시키면 돼지 잡내가 없어지고 육질이 부드러워져 재료 본연의 맛이 더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글·사진=백수진 기자 peck.s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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